원제 Cento Giorni di Felicità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6년 12월 23일
ISBN: 978-89-374-3388-7
패키지: 양장 · 46판 128x188mm · 360쪽
가격: 12,000원
발행일 2016년 12월 23일 | 최종 업데이트 2016년 12월 23일 | ISBN 978-89-374-3391-7 | 가격 8,400원
인생은 모두에게 쥐어진 단 하나의 도넛이다!
산다는 건, 죽는다는 건 무엇일까?
말기 암에 걸려 조력자살을 선택한 남자,
그가 누린 찬란한 100일 동안의 기록
금방 몰입해서 읽게 되는 소설! 브리치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만의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도록 이끈다.
—《더 가디언》
삶의 매 순간을 즐겨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소설. —《에스콰이어》
1권
100일 동안의 행복_11
2권
100일 동안의 행복_7
감사의 말_351
옮긴이의 말_354
민음사 모던클래식 시리즈와 외국소설 단행본이 통합되어 새롭게 탄생한 민음사 외국문학 브랜드 M에서 첫 작품으로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파우스토 브리치의 데뷔작 『100일 동안의 행복』을 출간했다. 파우스토 브리치는 국립 이탈리아 영화학교를 졸업한 재기 넘치는 영화 감독으로, 데뷔작 「시험 전날 밤」이 ‘다비드 디 도나텔로’ 상을 포함해 여러 상을 받으며 주목받았으며 「애프터 러브」로 국내에도 소개된 바 있다. 말기 암으로 살아갈 날이 100일밖에 남지 않은 남자의 하루하루를 유쾌한 시선으로 그린 『100일간의 행복』은 그의 데뷔 소설로, 20개국이 넘는 나라에 판권이 팔리는 쾌거를 이루었다.
민음사 외국문학 단행본 브랜드 M은 50년 넘게 백성의 소리를 전하리라는 이념을 지켜 온 민음사(Minumsa)에서 세상(Mundus)의 모든 이야기를 정확한 순간(Minute)에 소개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기존 120g에서 70g으로 얇아진 사륙판 양장 두께와 작품의 성격을 오롯이 담은 개별적 디자인으로 책의 보관성과 휴대성, 주목성을 동시에 높였다. M은 앞으로도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신작, 2016년 퓰리처 상 수상작 등 다양한 작품으로 독자를 만날 예정이다.
『100일 동안의 행복』은 사랑하는 가족과 평범한 일상을 누리던 체육 교사 루치오가 갑자기 말기 암을 진단받고 난 후 스스로 조력 자살을 선택해 100일 후에 죽기로 결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현대인의 불치병 중 하나인 암이라는 소재는 인간사를 다루는 문학과 드라마 분야에서 그동안 다양하게 다루어져 왔지만, 파우스토 브리치는 특유의 이탈리아적인 감성으로 ‘죽음’이라는 대전제 앞에서 어떻게 유머와 존엄을 잃지 않고 삶을 마무리할 수 있는지 그린다. 『100일 동안의 행복』은 이탈리아 로마 한복판의 한 평범한 가정 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함께 울고 웃는 즐거운 독서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인간이 행복하게 살기 위한 필수 조건, 가족 그리고 도넛
불행에 맞닥뜨리더라도 힘을 잃지 않게끔 하는 가족의 힘
소설은 갑자기 맞닥뜨린 죽음이라는 불가항력적인 상황 앞에 선 루치오의 목소리를 시종 유쾌한 어조로 전달한다. 헬스클럽 강사로 건강하기만 했던 자신에게 닥친 ‘간세포암’이라는 단어 앞에 혼란스러워하던 그는 곧 마음을 정리한다.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 채 헬스클럽에서 바람을 피워 아내에게 큰 실망을 안겨 주었던 루치오는 무엇보다 아내 파올라에게 용서받고, 아이들에게 행복한 추억을 선사하는 것을 목표로 세운다.
루치오는 장인어른이 만든 도넛을 매일 아침 먹으며 행복을 느끼고, 가족, 친구들과 어울려 시간을 보내면서 삶의 마지막 100일이라는 시간을 하루하루 보내 나간다. 마지막에 이르러 루치오는 마지막 소원을 이루려 가족과 함께 하이킹 여행을 떠난다. 어린 아이들은 아버지와 함께하는 마지막 여름 휴가라는 것을 모른 채 즐거이 뛰놀지만 떠나야만 하는 루치오의 심정은 절절하다. 루치오가 보내는 100일 동안의 단순한 일상을 그린 이 소설은 가족과 주변 인물들과 소통하며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이 소설엔 루치오의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인물과 관계에 대한 에피소드로 가득하다. 먼저 루치오의 장인이자 루치오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도넛을 만드는 빵집 주인인 오스카가 등장한다. 바람이 난 사위를 엄하게 혼내는 척하다가도 집에서 쫓겨난 루치오에게 빵집 뒷방을 내주고 보살펴 주는 아버지와도 같은 존재다. 또한 ‘삼총사’처럼 죽마고우인 움베르토와 코라도도 있다. 루치오와 움베르토, 코라도는 사십 대이지만 아직도 로마 시내를 누비며 모험 가득한 소년 시절의 장난을 계속하는 사이로 등장한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과 관계 맺으며 살아가는 이 이야기는 이탈리아의 끈끈한 가족 문화를 짐작하게끔 한다. 흔히 알려지지 않은 이탈리아인들의 이러한 문화는 가족의 의미를 중시하는 동양적 가치관과도 맞닿아 있어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선사한다.
왁자지껄한 로마 한복판에 서 있는 듯 생생하게 표현해 낸 낙천적 삶에 대한 찬가
소설은 병과 죽음이라는 대전제로 시작하지만, 시종일관 낙천적이고 경쾌한 문체로 진행된다. 특히나 루치오는 외조부모 밑에서 자란 결손가정 출신이지만 할머니 할아버지께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구김살 없이 밝게 자라 온 캐릭터다. 아내를 만나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면서 따로 청소년 수구 팀을 이끌기도 하는 등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는 그는 삶과 사랑에 적극적인 전형적인 이탈리아 남자다. 소설에 색다른 향기를 불어넣는 것은 소설 곳곳에 가득한 이탈리아적인 분위기다. 루치오와 사람들의 대화 속에서 펼쳐지는 이탈리아의 창조적인 발명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일화나 이탈리아 출신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는 작가이자 영화감독으로서의 파우스토 브리치의 문화적 자부심이 느껴진다. 가족 친화적인 문화, 창조적 정신, 예술에 대한 애호, 남녀 간의 자유로운 사랑 표현 등, 이 소설에는 이탈리아 작가만이 표현해 낼 수 있는 낙천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비록 삶의 끝이 죽음일지라도,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이들의 정신은 부정과 포기가 익숙한 사회적 분위기에 한 줄기 밝은 빛을 던진다.
삶과 죽음에 대한 도넛처럼 달콤하고 에스프레소처럼 쌉쌀한 농담
루치오는 암에 걸리고 난 후 방황하고 고민하다 조력 자살이 합법적인 스위스로 가기로 결심한다. 조력 자살은 생명 연장 치료가 무의미한 환자의 경우 의료진으로부터 약물 등을 제공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로, 스위스에서는 합법화되어 있다. 루치오는 아직 어린 아들 딸에게 아버지로서 병에 걸려 고통받는 모습보다는 언제까지나 기억할 수 있는 밝은 아버지의 모습을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한다. 극한의 통증 없이 생활할 수 있는 100일 동안의 시간을 카운트다운으로 정해 두고, 그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기로 결심한 것이다.
아직 안락사나 조력 자살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형성되지 않은 동양에 비해, 서구권에서는 인간이 존엄을 지키며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130여 명의 환자를 안락사시켰다는 이유로 살인 죄를 적용받아 8년 여간 감옥살이를 한 ‘죽음의 의사’ 잭 케보키언이 불러일으킨 사회적 파장도 만만치 않다. ‘안락사는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인간의 정당한 권리’라고 주장했던 그의 주장은 소설 속 루치오의 결심과도 맞닿아 있다. 이 소설은 결코 가볍지 않은 이러한 선택을 너무도 평범한 남자가 선택하는 과정을 과장 없이 보여 준다.
줄거리
한창 나이인 체육 교사 루치오는 암에 걸려 살날이 100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는다. 비록 한 번의 외도로 사이가 멀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인생의 반려자인 아름다운 아내, 말썽꾸러기지만 너무나 사랑하는 아들과 딸, ‘삼총사’라 불리는 죽마고우 친구들, 그리고 무엇보다, 장인어른의 도넛 가게에서 아침마다 먹는 따끈하고 달콤한 도넛……. 루치오는 이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야 하는 자신의 운명에 처음엔 절망하지만, 곧 인생에 남은 100일을 소중하게 보내기로 결심한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것들을 남기고 떠나야 하는 남자, 그 인생의 끝은 어떤 모습일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한 발짝 대범하게 나아가는 루치오의 특별한 여행이 시작된다!
■ 해외 언론 리뷰
▶ 금방 몰입해서 읽게 되는 소설! 브리치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만의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도록 이끈다.
—《더 가디언》
▶ 삶의 매 순간을 즐겨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소설. —《에스콰이어》
■ 본문 중에서
자식에 대한 사랑은 가장 순수한 사랑, 산을 넘고 노래를 작곡하게 만드는 사랑이라고들 한다. 절대적으로 사실이다. 에바가 내게 달려오거나, 천둥 치는 밤 우리 침대 속으로 기어 들어올 때면 내 심장은 웃고, 내 주름은 펴지고, 내 근육은 이십 대로 돌아간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약이다.(1권 42쪽)
나도 지구라 부르는 이 우주선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했다. 나도 파티에 있었다. 비록 구석 자리고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파티에 참석했다. 한 가지 유감스러운 건 죽음을 알고 나서야 제대로 삶을 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1권 311쪽)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모아 두었던 약간의 돈이 더 이상 내 삶에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돈은 파올라와 아이들에게 더 안정된 삶을 보장해 주는 데 유용할 거다. 난 게임을 할 때 더 많이 행복하다. 다행히 게임은 공짜다.(2권 14쪽)
여러분의 삶에서 기억이 생생한 날들이 얼마나 될까? 특별한 날들, 시간이 한참 지나도 설명할 수 있는 날들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평범한 날들, 메모할 만한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고 그냥 흘러가 버리는 날들은 얼마나 될까?(2권 91쪽)
꿈은 삶을 달리게 하는 기름이고, 상황이 나빠졌을 때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유일한 힘이야.(2권 167쪽)
난 파올라의 손길을 뿌리치지 않는다. 난 파올라가 날 보살펴 줄 때가 좋다. 파올라가 모든 여자들 속에 내재된 적십자 간호사 같은 그 이상한 본능에서가 아니라 사랑 때문에 지금 이러는 것이기를 바란다.(2권 20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