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학자 권영민 교수가 새로 엮은 정본 『정지용 전집』 출간
「향수」, 「바다」 등 주옥같은 명시를 남긴
한국 현대시의 아버지 정지용의 작품을 총망라한 정본 전집
한국 문학사에서 단 한 명의 시인을 꼽는다면 정지용이다.—김우창 문학평론가
한국의 현대시는 정지용에서 비롯되었다.—김기림 시인
국문학자 권영민 교수가 새로이 엮은 정본 『정지용 전집』 1, 2, 3권이 민음사에서 완간되었다. 정지용의 시가 해금된 1988년 최초로 김학동 교수의 편집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된 『정지용 전집』이 정지용 바로세우기와 정지용의 작품을 널리 알리는 데 기여했다면, 이번 정본 『정지용 전집』은 이전의 오류를 바로잡고 그 이후 발굴된 작품들을 추가 수록하여 정지용 작품을 총망라하였으며, 연구자들뿐 아니라 정지용의 시를 사랑하는 일반 독자들도 더욱 쉽고 편리하게 다가가도록 전면 재편집하여 새로운 정본으로 거듭났다. 『정지용 전집 1 시』의 경우 각 작품의 원문을 현대어로 표기하고, 발표된 모든 원문을 정밀히 대조, 자세한 주석을 붙여 나란히 배열하여 독자가 정지용 시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도 원문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정지용 전집 2 산문』에는 정지용의 문단적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글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정지용 전집 3 미수록 작품』에는 정지용이 자신의 시집이나 산문집에 수록하지 않은 작품들과 최근까지 새로 발굴된 작품을 총망라하였으며 앞으로 작품이 발굴됨에 따라 계속 추가 수록해 나갈 계획이다.
머리말: 『정지용 전집』을 다시 펴내며
1부 시
1 한국어 시
파충류 동물(爬虫類動物)/「마음의 일기(日記)」에서 —시조 아홉 수(首)/넘어가는 해/겨울밤/내 안해・내 누이・내 나라/굴뚝새/옛이야기 구절/우리나라 여인들은/바다 1/바다 2/성(聖) 부활 주일/바다/석취(石臭)/뉘우침/승리자(勝利者) 김(金) 안드레아/도굴(盜掘)/창(窓)/이토(異土)/애국(愛國)의 노래/그대들 돌아오시니 —개선 환국 혁명 동지들에게/추도가(追悼歌)/의자(倚子)/처(妻)/여제자(女弟子)/녹번리(碌磻里)/곡마단(曲馬團)/사사조(四四調) 5수(五首)
2 일본어 시
新羅の柘榴(柘榴)/草の上(풀밭 위)/まひる(한낮)/カフツエ-・フランス(카・란스)/車窓より(汽車)/
いしころ(조약돌)/仁川港の或る追憶(슬픈 印像畵)/シグナルの燈り(신호등 불빛)/はちゆう類動物(爬虫類動物) /なつぱむし(채소 벌레)/扉の前(문 앞)/雨に濡れて(비에 젖어)/恐ろしき落日(무서운 낙일)/
暗い戶口の前(어두운 출입구 앞)/遠いレ-ル(먼 레일)/歸り路(귀로)/まつかな汽關車(새빩안 機關車)/橋の上(다리 위)/幌馬車/山娘野男(산엣 색씨 들녁 사내)/公孫樹(은행나무)/夜半(밤)/雪(눈)/耳(귀)/チャップリンのまね(채플린 흉내 내기)/ステッキ(지팡이)笛(피리)酒場の夕日(저녁 해ㅅ살)窓に曇る息(창에 서리는 입김)/散彈のやうな卓上演説(산탄 같은 탁상연설)/初春の朝(이른 봄 아침)/雨蛙(청개구리)/海邊(해변)/眞紅な汽關車(새빩안 機關車)/かっふぇ・ふらんす(카・란스)/海(바다) /みなし子の夢(고아의 꿈)/海・2(바다 2)/海・3(바다 4)/悲しき印象画(슬픈 印像畵)/金ぼたんの哀唱(船醉)/湖面/雪(눈)/甲板の上(甲板 우)/鄕愁の靑馬車(향수의 청마차)/旅の朝(나그넷길의 아침)/馬・1(말)/馬・2(말 2) /ふるさど(고향)
3 번역시
타고르의 시: 탠잴리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소곡(小曲) 1/소곡(小曲) 2/봄/봄에게/초밤별에게
월트 휘트먼의 시: 수전(水戰) 이야기/눈물/신엄(神嚴)한 주검의 속살거림/청춘(靑春)과 노년(老年)/관심(關心)과 차이(差異)/대로(大路)의 노래/자유(自由)와 축복(祝福)/제자(第子)에게/나는 앉아서 바라본다/평등 무종(平等無終)의 행진(行進)/목적(目的)과 투쟁(鬪爭)/군대(軍隊)의 환영(幻影)
신앙시: 주여 /성모/가장 나즌자리/불으심/시인(是認)/성명(聖名)/나무/감사(感謝)/종도(宗徒) 성(聖) 바오로에 대(對)한 소서사시(小敍事詩)/고발(告發)/천주(天主)의 어리석은 자/바드리시아/감사(感謝)/회한(悔恨)/적은 산들/기원(祈願)/어머니/현존(現存)
2부 산문
1 산문・기타
삼인(三人)/시조촌감(時調寸感)/내가 감명 깊게 읽은 작품과 조선 문단과 문인에 관하여(설문)/직히는 밤 이야기/소묘(素描) 1/소묘 2/소묘 3/한 개의 반박(反駁)/이러한 신부(神父)가 되어 다오/여상사제(女像四題)/시화(詩畵) 순례(巡禮)/시인 정지용 씨와의 만담집(漫談集)/설문답(設問答)—조선 여성(朝鮮女性)/시(詩)가 멸망(滅亡)을 하다니 그게 누구의 말이요(대담)/시문학(詩文學)에 대(對)하야—대담: 정지용, 박용철/교정실(校正室)/분분설화(紛紛說話)/시(詩)와 감상(鑑賞)—영랑(永郞)과 그의 시(詩)/우통을 벗었구나—스승에게서 받은 말/뿍레뷰—임학수(林學洙) 저/『팔도풍물시집(八道風物詩集)』/월탄(月灘) 박종화(朴鐘和) 저, 역사소설 『금삼(錦衫)의 피』/천주당(天主堂)/시선후(詩選後)/수수어(愁誰語)/수수어/의복일가견(衣服一家見)—호추담(胡秋譚)/화문행각(畵文行脚)/호랑가(胡娘街) —안동현(安東懸)의 이인행각(二人行脚)/『무서록(無序錄)』 읽고 나서/회화 교육(繪畵敎育)의 신의도(新意圖)/고민(苦悶)하는 세계(世界), 양대(兩大) 불럭의 알력(軋轢)/땅의 소곰〔鹽〕이 되자/수상수제(隨想數題)/남녀동권(男女同權)의 첫 과제/왜 정부(倭政府)의 재일동포(在日同胞) 탄압(彈壓)/지전(紙錢)/혈거축방(穴居逐放)/소와 코훌쩍이/새 책 평—안응렬(安應烈) 역 『뀌리 부인(夫人)』/『뿌르조아의 인간상(人間像)』과 김동석(金東錫)/약(弱)한 사람들의 강(强)한 노래/사교춤과 훈장/어린이와 돈/반성할 중대한 자료—특히 선생님들에게 드리는 말씀/이태준에게—자유의 사람 되라/작가(作家)를 지망(志望)하는 학생(學生)에게/월파(月坡)와 시집 『망향(望鄕)』/소설가 이태준(李泰俊) 군 조국의 ‘서울’로 돌아오라/기차(汽車)—남해오월점철(南海五月點綴) 1/보리—남해오월점철 2/부산(釜山) 1—남해오월점철 3/부산 2—남해오월점철 4/부산 3—남해오월점철 5/부산 4—남해오월점철 6/부산 5—남해오월점철 7/통영(統營) 1—남해오월점철 8/통영 2—남해오월점철 9/통영 3—남해오월점철 10/통영 4—남해오월점철 11/통영 5—남해오월점철 12/통영 6—남해오월점철 13/진주(晋州) 1—남해오월점철 14/진주 2—남해오월점철 15/진주 3—남해오월점철 16/진주 4—남해오월점철 17/진주 5—남해오월점철 18/조지훈(趙芝薰)에게 보내는 편지/모윤숙(毛允淑) 여사(女史)에게 보내는 편지
2 일본어 산문
시(詩)・견(犬)・동인(同人)/정거장(停車場)/따분함과 검은색 안경(退屆さと黑眼鏡)/일본의 이불은 무겁다(日本の蒲團は重い)/편지 한통(手紙一っ)/춘삼월의 작문(春三月の作文) 558
3 번역 산문
퍼-스포니와 수선화(水仙花)/여명(黎明)의 여신(女神) 오-로아/그리스도를 본바듬
부록
정지용 시 연보
정지용 산문 연보
정지용 연보
민족어 위기의 시대에 민족어를 찾아내어 갈고 닦은 한국 현대시의 아버지
정지용은 한국 현대시의 발전 과정에서 시적 언어에 대한 자각을 각별하게 드러낸 시인으로 평가된다. 그의 시는 시적 대상에 대한 다양한 감각적 인식을 선명한 심상과 절제된 언어로 포착해 냈다. 이 같은 시적 방법은 언어에 대한 그의 남다른 관심과 자각에 의해 가능했다. 어떤 연구자들은 정지용의 초기 시와 후기 시를 각각 감각적인 시와 동양적인 시라는 서로 다른 차원의 세계로 구분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초기의 시에서부터 시를 통해 발견하고자 한 것이 자연 그 자체였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정지용이 시적 대상으로서 자연을 노래하는 방법은 그 이전의 서정시와 본질적인 차이를 드러낸다. 그는 자연을 통해 자신의 주관적인 정서와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주관적 감정을 절제하면서 자연에 대한 자신의 인식 그 자체를 감각적 언어를 통해 새롭게 형상화하고 있다. 이 새로운 시법은 모더니즘이라는 커다란 문학적 조류 안에서 설명되기도 하고 이미지즘이라는 이름으로 규정되기도 한다. 원래 이미지즘은 단순한 시적 기술(技術)만을 의미하지 않고, 일종의 정신적인 훈련을 요구한다. 정지용은 감각과 언어를 금욕주의의 엄격함을 가지고 단련했으며 그런 시각적 단련은 무욕(無慾)의 철학이 된다. 이러한 정신적 자세는 모두 그의 객관적·과학적이고 정확한 글쓰기에 기여했다. 분명 정지용에 이르러 현대 한국인의 혼란된 경험은 하나의 질서를 부여받은 것이다.
정지용은 스스로 시인임을 자각하고 시작 행위를 예술 행위로 열렬히 의식한 최초의 시인이다. 20세기 최초의 직업 시인이라고 부르는 게 온당할 것이다. 정지용이 구사한 언어는 발명이라는 이름에 값할 만큼 창의적이고 개성적이다. 민족어 위기의 시대에 그처럼 민족어를 찾아내어 갈고 닦은 사람은 그 이전에 없었다. 정지용은 ‘부족 방언의 순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시범한 최초의 시인이다. -유종호/문학평론가
한국문학사에서 단 한 명의 시인을 꼽는다면 정지용이다. 정지용은 민족 지도자가 되려는 욕심이 없었고, 현실을 이데올로기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 인간 심성과 현실을 본 대로 충실하게 그리려 했지, 남이 본 것을 비판하지 않았다. 자기 내면에 충실했기 때문에 그 뒤에 큰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이런 역설이 예술이다.-김우창/문학평론가
전집의 구성
이 전집은 정지용의 모든 작품을 총망라하여 정지용 작품의 ‘정본’을 확립하고 전문 연구자들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꾸몄다. 이를 위해 편자는 원문을 정밀히 대조하고 세밀한 주석을 붙여, 정지용의 시와 산문을 『정지용 전집 1 시』, 『정지용 전집 2 산문』, 『정지용 전집 3 미수록 작품』 등 전체 3권으로 구성했다.
『정지용 전집 1 시』는 정지용이 생전에 발간했던 시집의 작품들로 구성했다. 정지용은 생전에 세 권의 시집을 펴냈다. 첫 시집 『정지용 시집』(1935)에는 1920년대 후반부터 시집이 발간될 때까지 등단 초기 10년에 가까운 시작 활동을 총망라한 작품 89편이 수록되어 있다. 둘째 시집『백록담』(1941)에는 첫 시집을 간행한 후에 발표했던 33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셋째 시집 『지용 시선』(1946)에 수록한 작품은 모두 25편인데, 『정지용 시집』과 『백록담』에서 자신이 직접 가려 뽑은 것들이다. 이 세 권의 시집은 정지용이 발표했던 대부분의 작품들을 싣고 있는 데다 시인 자신이 직접 선별 편집한 것이기 때문에 ‘정본’으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새 전집에서는 이 세 권의 작품들을 기본 텍스트로 삼고 신문 잡지에 발표했던 원문을 찾아 함께 수록했으며, 일반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모든 작품을 현대어 표기로 바꾸어 별도로 실었다.
『정지용 전집 2 산문』은 정지용이 펴낸 산문집의 작품들로 구성했다. 정지용은 광복 직후 두 권의 산문집을 펴냈다. 첫 산문집 『문학 독본』(1948)에는 37편의 시문과 수필 및 기행문이 수록되어 있다. 둘째 산문집『산문』(1949)에는 총 55편이 실려 있으며 시문, 수필, 역시(휘트먼 시) 등으로 엮였다. 새 전집에서는 앞의 두 산문집에 수록된 작품들을 일반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모두 현대어 표기로 바꾸었다. 편자의 판단에 따라 필요한 경우 한자를 병기했고 주석을 덧붙였으며, 원문의 발표 지면을 확인하여 표기했다.
『정지용 전집 3 미수록 작품』은 세 권의 시집과 두 권의 산문집에 수록되지 못한 작품들로 구성했으며, 시와 산문으로 크게 구분해 놓았다. 정지용이 자신의 시집에 수록하지 않은 시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광복 직후의 몇몇 작품들은 주목할 만하다. 미수록 시 작품의 대부분은 일본 유학 시절에 발표했던 일본어 시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어로 개작되어 국내 잡지와 신문에 다시 발표되었다. 이 전집에서는 정지용의 이중 언어적 시 창작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일본어 시의 원문을 모두 수록했고, 이와 관련되는 한국어 작품도 함께 실었으며, 편자의 초역도 붙였다. 정지용의 산문 가운데에는 광복 직후 펴낸 두 권의 산문집에 수록되지 못한 작품들이 많다. 특히 《경향신문》에 근무하면서 발표했던 신문 칼럼은 제대로 찾아내지 못한 것들이 남아 있을 것이다. 미수록 작품 가운데 시는 1권의 편집 원칙대로 따랐고, 산문은 2권의 원칙을 따랐다. 다만 번역시, 번역 산문 등은 모두 발표 당시의 원문을 그대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