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상 소설을 많이 읽게 되지만, 이청준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의 주제를 다루는 작가가 많진 않다.
그의 소설을 어렵다.
고등학교 문학 시간에 배웠었을 <병신과 머저리> 처럼 전쟁으로 파괴된 인간 내면의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하거나,
전짓불에 대한 공포를 통해 근대문명과 사회에 대한 비판을 드러내는 <소문의 벽>,
순수함이 사라진 현실에서 힘들게 살았던 장인의 죽음을 다룬 <매잡이>,
어린 시절 어머니에 대한 부채의식을 깨듣는 자전적 작품인 <눈길> 등
다양한 문제의식과 사회에 대한 날선 비판은 언제나 감동적이다.
한국대표문학으로 묶여,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는 책으로 폄하되기에 이청준의 작품은 너무 아깝다.
하루쯤 그의 소설에 빠져본다면 세상을 보는 또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