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시골의사

그러나 그러는 대신 그는 속절없이 애만 쓰고 있다. 아직도 그는 가장 깊은 내궁의 방들을 힘겹게 지나고 있는데, 결코 그는 그 방들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고, 설령 그 방들을 벗어난다 해도 아무런 득이 없을 것이니, 계단을 내려가기 위해 그는 또 싸워야 할 것이고, 설령 싸움에 이긴다 해도 아무런 득이 없을지니, 뜰을 지나야 할 것이고 뜰을 지나면 그것을 빙 둘러싸고 있는 제2의 궁전이 있고, 다시금 계단들, 궁전들이 있고, 또다시 궁전이 있고, 등등 계속 수천 년을 지나 드디어는 가장 바깥쪽 문을 뛰쳐나온다면 – 그러나 결코, 결코 그런 일은 일어날 수가 없다 – 비로소 세계의 중시므 그 침전물이 높다랗게 퇴적된 왕도가 그의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내가 난독증인가를 의심했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