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순전히 두께가 두툼하다는 이유였다.
게다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중국인 작품이기도 하고 제목도 많이 특이하기도 해서였다.
주인공이 일본의 스기타니 요시토 선생님께 보내는 편지글 형식으로 써진 조금 특이한 소설이다. 50,60년대 중국 서민들의 삶이 그대로 묻어나는 이야기라 생소하면서도 소소한 재미가 있기도 하다.
문화대혁명과 함께 ‘계획생육’이란 산아제한 정책이 내려졌던 당시, 산부인과 의사인 고모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들이 이야기의 주를 이룬다.
그 당시 중국에서도 남아선호 사상이 뿌리 깊게 자리 한 시점에 이런 정책이 내려지다보니 이를 어기고 아이를 임신한 사람들이 많았나보다. 열혈 당원인 고모는 정책을 어긴 임부에게는 낙태를 강요하고 이에 따르지 않을 시는 트랙터를 동원해 집을 밀어버리겠다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를 낳겠다고 도망 다니는 임부는 끝까지 쫓아다니는 집요함까지 보이기도 하며 마을 사람들과 여러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어서는 많은 아이들의 생명을 빼앗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남편에게 점토 인형을 만들게 한다. 근데 이 인형을 만들 때, 자기가 하늘로 보낸 아이들의 인적 사항을 하나씩 얘기하며 그 부모의 특징을 그대로 살려 아기 인형들을 만들게 하는 장면은 조금 섬뜩하기도 했다.
중국의 미래와 더 나아가 이 지구상의 미래를 위해 벌어졌다는 이 산아정책이란 걸 두고, 이 책에서는 흑백논리로 나누지 않으려고 노력한 점이 보인다.
낙태를 강요하던 고모의 열정 뒷면에는 항상 슬픔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도시에서의 생활을 접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왔을 때 친구와 사촌은 그곳에서 황소개구리 사육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이곳은 대리모를 알선하는 곳으로 주인공도 이곳을 통해 나이 50줄에 아들을 얻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친구의 딸이 대리모란 걸 알고 괴로워하지만 마지막에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며 생명탄생에 대해 찬탄한다.
이 책의 제목인 개구리 蛙, 그리고 여기 자주 등장하는 점토 인형 娃, 인류의 시조 女媧의 媧는 모두 음이 같다. 그리고 아기가 처음 엄마 뱃속에서 나올 때 개구리 울음소리와 비슷한 울음소리를 내고 올챙이와 정자의 모양이 비슷하니 인류의 시조가 바로 커다란 암컷 개구리였을 거라는 스쯔의 변론은 그럴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