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이런 서평을 쓰면서 생각하지만,솔직히 나에게 이런 서평에 대한 글을 어떻게 쓸까하는 고민을 매번 한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처럼 잘 쓰는 것도 아니고,또 많이 읽어보지도 못해 최근에서야 읽는 것에 어느 정도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을 뿐이다. 거기에다 문학 장르에만 치중해서 그런지 인문 같은 다른 장르의 책을 읽는 것은 여전히 생소하다. 그래서 소설 서평을 쓰는 것과 인문 및 기타 분야의 서평을 쓰는 것이 큰 차이가 있으면서도 오히려 더 쓰기 어렵다고 느끼는 분야가 인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저자가 인문 책을 읽으면서 느낀 일상적인 여러 생각들을 서평의 형태로 쓴 것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를 포함하여 문학,돈,시간,여행,기다림,축구,결혼 등 장르도,주제도 다양하다. 읽으면서 과연 내가 언제쯤 되서야 이러한 생각들로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여기에 나온 책들 대부분은 읽어보지 못했고 또 처음 들어본 책들도 수두룩하지만,이 책을 읽고 나서 큰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내가 소설에 집착했던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계기를 마련해준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사회에 대한 불만 표시다. 저자는 여러 책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짚어내고 있다. 예를 들어 4대강 사업이라든지 보수,진보 논쟁의 문제,종북 논란,촛불 시위 등 굵직굵직한 사회 이슈들을 서평 틈틈이에 집어넣고 있다. 인문학 책에서 이런 부분까지 짚어낼 줄은 몰랐었는데 읽다보니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었다. 한마디로 제목 그대로 일상의 인문학에 아주 적절한 부분이었다. 인문학 책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문학 책과 관계된 분야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도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또 두드러지는 것은 저자가 소개한 인문학 책들의 저자에 대한 설명이다. 특히 실존주의 비평가로 유명한 사르트르에 대한 부분은 내가 그동안 알고 있던 사르트르와는 정반대로 나와있어서 약간 놀랐다. 카뮈와의 정치,이념 논란으로 인한 결별과 문학계의 이단아라는 평가는 비록 그가 노벨문학상 수상을 거부했다고는 하지만 이후에 왜 그의 작품들을 읽어보지 못했는지 어느 정도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인문학이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에피소드 위주로 먼저 읽어보는 것도 인문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한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처음에는 인문학이 굉장히 낯설었지만,이 책만큼은 어느 정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서평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다. 아마도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자신이 쓴 서평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이 서평을 쓰면서 다시 한 번 이전에 쓴 서평을 되돌아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