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큰 기대감 없이
순수한 호기심으로 대했던 사람에게
큰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큰 영감을 받기도 한다.
민음사 북샵을 훑어보다
무심코 구매하게 된 #이미지란무엇인가
#이미지철학탐구 가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을 잘 정리해 준 듯 하다.
#샤르트르#칸트#베르그손#들뢰즈
가 등장하며 이미지에 대한 철학적 탐구가
흐르듯이 이어지며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인스타그램에 대한 생각까지…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있는
지금 이 시대의 고민을 명확히 잘 짚어내고 있는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났다.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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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실재’에 관한 새로운 정의이다. 실재는 더 이상 질료적인 차원에서 규정될 수 없다. 사물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음에도 그것의 실재성이 승인되는 존재자들이 있다. 현대의 새로운 종류의 이미지인 디지털 이미지에 실재성을 부여하는 것은 그것의 질료적 조건이 아니라 공동의 승인이다.
아마도 이것이 인스타그램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진실일 것이다. 인스타그램이 증언하는 것은 무엇인가? 매 순간 업로드되는 사진 속의 아름다운 얼굴이나 풍경들이 있는 그대로의 실재와 다르다는 것? 실재와 이미지 사이에 조작적인 왜곡과 그로 인한 간극이 있다는 것 현실이니 가상이니 하는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온라인 세계의 이미지들이 가진 가상성을 폭로하는 분석들은 조금도 흥미롭지 않다. 인스타그램 속 이미지들을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은 사실성이 아니다. 셀카, 인생네컷, 인증샷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실재를 생생하게 재현하기 때문이 아니라, 나와 다른 타인들이 그것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에 들어가서 ‘피드’의이미지들을 볼 때 우리의 눈길은 그것이 사실적인 것인가를 고민할 새도 없이 즉각 ‘좋아요’와 댓글 숫자로 옮겨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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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온라인 공간은 사적인 상상적 세계가 아니다. 오프라인의 현실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공간에서 우리는 타인을 만나고 교류한다. 그러나 온라인 공간의 사용자들은 자신의 취향과 선호를 따라 무리를 이루고, 그리하여 이곳의 이웃들은 대부분 동일한 의견을 형성하기에 이곳에서 만나는 타인들은 좀처럼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매 순간 서로의 동질성이 검증되고 또 확인된다. 사소하게는 관심사와 취미로 시작해서 유형화된 심리적 특성, 성적 정체성 그리고 정치, 경제적 입장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분할들이 온라인 공간을 가로질러 타인들을 묶어 내고 분류한다.
그리하여 거대한 단위의 자아가 만들어진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일종의 집단적 차원의 유아론이 재현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발견되는 디지털 부족화 현상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커뮤니티 내의 소통은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형식마저도 잘 설계된 핑퐁 게임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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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유형화 된 콘텐츠들은 우리에게 그 어떤 새로움도 흥미로움도 가져다주지 못한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서 이미 우리는 진부함을 느낀다. 그 어떤 기대도 갖지 않은 채 이미 본 것을 다시 보고,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읽고 또 읽는다. 이따금 제작자들은 그런 만성화된 지루함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 듯 새로운 콘텐츠를 들이민다. 무언가 새로운 자극을 줄 것 같은 타이틀에 기대를 품고 무심코 클릭해 본다. 안타깝게도 또 아는 맛이다. 우리가 소비하는 콘텐츠들이란 이렇듯 진부하고 지겨운 것들, 이따금 약간의 변형이 가미되었을지라도 여전히 익숙한 것들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 진부함에 기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일상을 영위할 표준적이며 정형적인 루틴이나 리추얼을 만들어 내고 그에 종속 됨으로써 안정을 찾듯, 사실 우리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원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여가와 오락을 위해서 필요한 건 위험천만한 모험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를 더없이 만족스럽게 하는 것은 적당한 참신함을 가진 판에 박힌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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