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강한 마음과 새로운 느낌의 시어들, 문득 빛나는 실험들이 좋았다. 초반에는 자칫하면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 있는 형식이 조금 있었던 것 같지만, 시 속 강약과 디테일을 챙기는 섬세함 덕분에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항상 공부하는 느낌으로 시를 읽던 도중, 간만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던 시집이었다.
언뜻 보면 추상적인 발상들이 구체적인 풍경과 소재를 통해 중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더불어 시에서 언뜻 용감함이 느껴졌다. 가볍고 산뜻하게 넘길 수 있는 접근성임에도 읽다 보면 시에서 보여주고 있는 ‘할 말’들은 그리 가볍지는 않다고 느꼈다. 살아가고 있는 지금에 대해 묻는 시들이 다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