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하고 예쁜 키티는 좋은 신분의 신랑감을 찾기 위해 사교계에 등장하지만 좀처럼 키티의 마음에 드는 남자가 없다. 그러나 자기보다 못생긴 동생 도리스가 먼저 청혼을 받게 되니 허영심 많은 엄마의 기대가 꺾이고 무엇보다 동생이 먼저 결혼하는 건 너무나도 싫었던 키티는 결국 나이에 쫓겨 도피하듯 결혼을 하게 된다.
사랑 없는 결혼이 어디 행복할까. 그렇다고 남편이 매력적인 남자도 아닐 뿐더러 자신의 속내를 보여주거나 표현하는 법이 없는 무뚝뚝한 남자다. 키티는 지루한 삶이 이어지던 그때 매력적인 남자 찰스 타운센드라는 유부남에게 마음을 빼앗겨 버린다.
키티는 진심으로 사랑했다. 온 마음과 정신과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의 사랑으로 사랑했다. 하지만 그들의 불륜이 들통이 나자 철썩같이 믿었던 찰스는 도망치듯 꽁무니를 빼버린다. 온전히 자신만의 안의를 위했던 찰스였다는 게 키티는 믿기지 않지만 그래도 그간 사랑했던 정이있어서였을까 찰스에게 매달려도 보고 애원도 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싸늘하고 냉정한 변명 뿐. 그렇게 열과 성의를 다해 마음을 바쳤다니 자신이 한심스럽고 그지없었다. 단지 그가 멋진 눈과 훌륭한 몸을 가졌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들킨다 해도 찰스는 자기를 버리지 않을 거라, 자기를 책임질 거라 한치의 의심도 없이 믿었었건만. (불쌍하고 가엾은 키티)
한편 남편 월터는 전염병과 콜레라가 창궐하고 있는 중국 오지 메이탄푸에 의료 선교사로 지원 하고 키티와 함께 가기를 협박한다. 만약 거부한다면 간통으로 고소하겠다니! 아니, 이건 외도에 대한 월터의 협박이자 복수였다.
어쩔수 없이 키티는 남편과 메이탄푸로 떠난다. 돌이켜봐도 찰스의 행동이 이해가지 않는다. 찰스가 얼마나 무심하고 비겁하며 이기적인지 키티에게 직접 확인하게 한 건 월터는 찰스가 그런 남자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겉으론 무뚝뚝하고 재미없는 남자지만, 진심으로 키티를 사랑하지만, 키티가 두려움에 떨 것을 알았지만, 그녀를 향한 배신감과 증오가 이토록 모질 게 했을 터. 그런 월터의 마음은 또 얼마나 힘들고 아팠을까. 이러한 선택을 하면서까지 키티와는 헤어지고 싶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메이탄푸에서의 무료함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키티는 어느 날 수녀원을 방문한다. 수녀들의 모습을 보면서 심히 감동을 받은 그녀는 자신이 있어야 할 곳, 자신이 지금 무얼 해야 하는지를 깨닫는다. 수녀원 방문이 이토록 그녀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줄 꿈에나 생각했을까?
수녀원에서 일하게 되면서 키티는 점점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다른 시각을 접하며 자신의 영혼을 되찾기 시작한다. 이런 저런 일에 웃을 수 있었고 전염병 한가운데서도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기 시작한다.
비로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달고 난 지금, 그동안 월터가 보여줬던 수많은 애정 표현이 새록새록 다가온다.
키티와 월터의 관계는 과연 회복 할 수 있을까.
월터는 키티를 용서하고 받아들일 것인가.
찰스는 진심으로 키티를 사랑한 걸까?
자신의 일상에서의 희락을 찾기 위해 키티를 희생시킨 건 아닐까.
사랑은 결코 허황된 꿈이고 달콤한 것만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키티의 앞날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다.
‘인생의 베일’을 벗고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되고 상처를 극복하며 ‘용서’를 함으로서 나약함이 아닌 강한 여성으로 성장해 가는 키티.의 삶을 그린 <인생의 베일>을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인생의 베일>이라는 제목을 어찌나 잘 지었는지 딱 키티를 위한 제목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