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 제목처럼 주인공 노라는 한 남자의 아내, 세 아이의 엄마이기 전에 남편의 인형에 불과했다.
더구나 남편의 가부장적인 사고방식과 아내를 자신의 “종달새”, “다람쥐”라 부르며 아내에게 조차 과자 먹는 것까지 금지하고, 심지어 자신의 집 우체통 열쇠도 주지 않는, 그러나 지극히 아내를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진심은 쇼윈도나 다름 없었다.
수중에 돈이 없던 노라는 위독한 남편을 위해 친정아버지의 서명을 위조해 한 변호사에게 돈을 빌린다. 그러나 남편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비밀로 하려던 노라에게 위기가 닥쳐 온다. 결국 남편이 이 비밀을 알게 되고 남편이 모든 책임을 지고 자신을 보호해 주길 바랐던 노라는 오히려 그녀에게 사기꾼, 거질말쟁이, 범죄자, 경박한 성향의 여자라며 몰아 세우고 남들의 눈에 보일 자신의 처지만 운운하고 있는 남편의 모습에 할 말을 잃는다.
그제야 노라는 깨닫는다.
자신과 남편의 관계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달랐음을…
그래서 노라는 떠나기로 한다.
아픈 자신을 살리기 위해 했던 노라의 행동이 자신의 체면보다도 중요하단 말인가.
노라가 아니였다면 자신은 없었을지도 모르는데…
오히려 배신감은 노라가 느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믿었던 남편이 모든 게 자신만을 위한 인형의 집을 꾸미고 자신을 위해 노래하고 춤추게 만들었을 뿐 진정한 행복은 없었던 것이다.
온전히 자신을 찾기 위해 온전한 인간의 삶을 원했던 노라의 용감한 행동은 지금 현대의 여성들에겐 어쩜 꿈일지도, 희망사항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노라처럼 아이들을 버리고까지 남편의 보호 아래 인형이 되길 거부하고 독립한다면 오히려 온갖 욕을 먹을지도 모르는 일…
1800년대 최초의 페미니즘으로 실로 파격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과연 노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