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때 정말 미친듯이 좋아했던 시인이다. 반쯤 미쳐서 되지도않은 논문을 읽고 불어를 공부하겠다고 다짐까지 했건만 몇년지나지도 않았는데 그 시절이 벌써 추억거리가 되버린다. 이것저것 따지고 들어가면 어려운 랭보의 시겠지만 가만가만 읽다보면 내가 프랑스인이 아니여서 시를 제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섬세하다. 고등학교 때 이 시인 가지고 눈문쓰겠다고 난리쳤던 게 기억에 남는다. 논문 발표날에 앞에 나가서 발표하면서 본인 스스로도 참 황당하고 괴짜처럼 보이는데 남들은 어떨까하는 마음에 우스웠던 적이 있다. 하여간에 이 시인은 내가 정말 사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