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79
“게다가 네가 늘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게 또 있다. 이 땅에는 굉장히 멋진 것들이 있단다. 그것들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돌아다니지. 그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 내 말 알겠니?”
이렇게 정답고 포근한 이야기의 제목이 왜 풋토마토 튀김일까? 하고 여러번 여러번 생각했다.
루스와 이지의 사랑, 스레드굿 가족의 포용, 흑인들의 연대, 떠돌이들을 감싸안았던 이지와 루스가 운영한 휘슬스톱 카페의 다정함.
p458
이지는 결코 사랑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게 만드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이야기는 1986년 시모가 지내는 요양원을 남편과 매주 찾는 48살의 중년 여성 에벌린이 그곳에서 니니 스레드굿을 만나면서 시작한다.
이지와 루스를 중심으로 한 스레드굿 부인의 옛 이야기가 활력과 감동과 사랑이 되어 여성해방운동을 20년이나 뒤늦게 접한 에벌린의 낮은 자존감과 숨은 재능과 기쁨을 길어 올린다.
p463
친구가 행복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에벌린은 하마터면 울 뻔했다.
1986년의 에벌린과 스레드굿 부인의 우정
1920~1960년대의 이지와 루스의 사랑, 가족애, 당대 약자(흑인, 여성, 떠돌이)들의 연대가 이 소설의 두 다리가 되어 앞으로 전진한다.
p495
특히 풋토마토 튀김 조리법은 꼭 전해 주고 싶었어요.
사랑해요.
내 소중한 에벌린. 행복해야 해요. 난 행복해요.
당신의 친구, 클레오 스레드굿 부인.
풋토마토의 아삭한 과육에 소금과 후추를 뿌리고, 빵가루를 묻히고 뜨거운 기름에 넣었다 꺼내서는 베이컨과 소스를 더한 이 평범해 보이는 접시는 이지와 루스를 통해 떫고 쓴 (미국 남부 20세기 초)야만의 과도기가 바삭하고 풍부하고 부드러운 추억으로 변화하는 마법같은 순간을 보여준다.
p523
내가 지금 죽어서 천국에 있나 하는 생각이 들걸요!
이 소설의 풋토마토가 하나의 접시가 되어 프루스트의 마들렌처럼 그 시절의 이야기를 불러내고 다이어트에 집착해 날것을 들이키던 에벌린의 삶을 향긋하고 유쾌한 분홍 캐딜락으로 바꾼 것처럼 그런 소중한 추억.
설익은 토마토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
그 어떤 삶에서도 기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연대(連帶, 年代)기
p.s. 하지만 감명받은 독자 대부분이 시도했다 실패했다는 그 튀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