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 인물이었던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등장이 반가웠던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는 영화 [일 포스티노]의 원작 소설이기도 합니다. 이슬라 네그라라는 작은 해안 마을을 배경으로 한 네루다와 마리오와의 우정은 개인적으로 영화 [시네마 천국]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마리오는 네루다와의 교감을 통하여 차츰 시인으로 향하게 되고, 네루다는 그러한 마리오를 통하여 자신의 시의 세계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비록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되지만, 시종일관 작은 해안 마을의 풍경을 떠올리면서 그들의 우정과 성장을 아름답게 바라보게 됩니다.
” 좋아. 하늘이 울고 있다고 말하면 무슨 뜻 일까?”
” 참 쉽군요. 비가 온다는 거잖아요.”
” 옳거니, 그게 메타포야.”
28쪽에 등장하는 메타포에 대한 둘의 대화라든지 “시는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에요.”라는 문구는 아마도 이 작품을 읽는 그 누구라도 인상적으로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들의 우정이 비록 비극적인 현실에 마주하게 되지만, 그러한 결말 조차도 어쩌면 둘의 우정을 더욱 독보이게 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어서 마냥 슬픔에만 머무르지는 않을 것 같더군요. 영화 [일 포스티노] 또는 [시네마 천국]을 보신 분들이라면 한 번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