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7월의 읽을 만한 책 선정한국이 낳은 세계적 시인, 고은이 풀어 낸 자신의 40여 년 시력 영어, 독어, 불어, 일어 등 17개 언어로 번역된 저서가 십수 권에 이르고, 해마다 가장 유력한 노벨 문학상의 후보이며 노르웨이 비외르손 훈장과 스웨덴의 시카다 상을 수상한 고은은 ‘가장 한국적인 시인이자 가장 세계적인 시인’이다. 식민지 시대에 보낸 어린 시절, 19세에 감행한 출가와 10년 만의 환속, 반독재 투쟁의 과정에서 겪은 고문과 감옥살이, 여러 번의 자살 시도 등 오늘날 그의 문학이 있기까지 그가 걸어 온 문학 행로와 문학적 성취가 이 한 권에 다채롭게 펼쳐진다.
■ 세계에 한국 문학, 한국 시, 한국 시인을 알리는 ‘울음’어려운 시절 고모의 등에 업혀 하늘의 별을 먹을 것으로 노래하던 어린아이가 이제 민족의 통일을 밝히는 힘찬 산맥이 되었다. 일흔이 넘은 시인은 지금도 세계 방방곡곡을 누비며 우리 문학, 우리 시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아니,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것은 노래가 아니라 울음이다. 이제 시성(詩聖)의 경지에 이른 시인은 미당이 그러했듯 울음을 토하는 문장 문장이 그대로 시가 된다. 고은 스스로 자신의 40여 년 시력을 ‘늘 모자란 울음이었다’고 하였듯, 이 책은 시인이 세계에 내놓은 울음이다. 『우주의 사투리』에 수록된 시인의 글과 말과 생각은 한 시인의 초상이자 한국 시의 역사나 다름없다. ■ 시대의 숨결, 풍경의 언어로 그려 낸 시의 마을―한 권에 담은 고은의 ‘우주’이 책의 1부와 2부에서는 시인이 지난 10여 년 이상 국제 포럼, 심포지엄, 축제, 강연회 등에서 발표한 여러 글을 모았다. 1998년 국제평화대회, 2001년 환태평양 국제시인대회 강연, 2003년 세계 한국 문학심포지엄과 도쿄 한일 지식인 포럼, 베를린 시 축제 연설,《중앙일보》를 비롯한 국내 일간지와 문예지, 브라질 신문 기고 글, 국내 대학뿐만 아니라 2005년 미국 하버드대학과 일본 마쓰야마 대학, 프랑스 파리 7대학에서의 강연 등 고은은 세계 각지에서 자신의 풍요로운 ‘시 세계’와 ‘시론’을 펼쳐 왔다. “많은 시론들은 시의 정의로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시가 무엇이다’라고 궁극적으로 정의되지 않기를 바란다. 아마도 시는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 온 우주의 한 방언(方言)이기 때문일 것이다. (……) 이런 시의 커다란 공간에 대해서 나까지 ‘시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불나비로 달려들 필요가 없다. 그리하여 나는 시에 대한 어떤 정의도 거부하는 백지 앞에 있는 시인이고자 한다. (……) 시인은 본질적으로 원시인이고 시는 그 원시로부터 온 가장 새로운 현재이다.” -2007년 마드리드에서 스페인 시인 안토니오 꼴리나스와의 공동강연에서(220~225쪽) 한편 3부 「풍경의 언어」에서는 시인이 ‘시’를 운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필연적 사연들을 시종 진솔하게 보여 준다. 고은은 허무와 방황으로 점철되었던 어두운 과거에서 벗어나 1970년대와 1980년대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기까지, 정치사상가이자 예술가, 한 인간으로서의 면모와 지칠 줄 모르는 작품 활동의 전 과정을 세계인 앞에 내어 놓은 것이다. 『우주의 사투리』는 고은이 몸소 겪은 한 시대의 생생한 숨결과 그 풍경이 시화(詩化)되어 하나의 거대한 ‘우주’를 탄생시키는 과정을 아름답게 그려 낸다.
1부 시의 여러 마을예술은 언제나 평화를 지지한다 13 새로운 천 년 앞에서 21서정을 말하는 이유 24게리 스나이더와의 만남 35 토속과 현대로서의 시 54 고백으로서의 통일 60 그날 0시 이후 70체험으로서의 시 85말 94화자話者로서의 나 112일본에 말하고 싶은 것 121한국 문학을 위한 변명 126표류하는 유럽 그리고 다른 대륙들 129 시적詩的 혁명 134내 시의 행로 143평화, 폭력 그리고 문학 167남과 북 그리고 문학 188분리로서의 나 195동질성에 대한 한 발언 205동아시아에서의 문학 213시는 정의될 수 있는가 220두 몽고반의 공감 2262부 시대의 숨결『만인보』를 말한다 235오늘의 문학을 생각한다 241시를 위한 주문呪文 252 은유 속의 자아 259남북정상회담 수행기 266해류海流로서의 시 277일본에서의 발언 283시베리아에서의 시 289격동의 시대를 살아왔다 298동아시아에서의 자연과 문학을 생각한다 315 손님 되기 322한국에서의 시 326문학 행성에서의 여행 335폐허에서의 시 342평화로서의 시 349 반갑고 반갑습니다 351한국 문학에서의 남과 북 3543부 풍경의 언어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363장항 제련소의 굴뚝 369「폐결핵」 무렵의 허구 377 제주 사라봉 공동묘지의 시절(1) 387제주 사라봉 공동묘지의 시절(2) 395서귀포 앞바다의 헬레니즘 403이어도 411제주 해협 앞에서의 해체 419취하는 일과 깨닫는 일 430은사 효봉 스님의 시계 441죽음을 노래할 수 없었느니 449 섬의 겨울밤에 잠 못 이루다 458제주도 3년 466제주도를 떠날 무렵 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