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과 더불어 알베르 카뮈의 대표작이다.
몇 달전 이방인을 읽고나서 카뮈의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스토리 전개가 빠른 이방인과는 다르게 세부 묘사가 많아 도입부에서는 좀 지루한 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페스트가 발생하면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제 각각 다른 방식으로 재난에 대처해 가는 모습이 묘사되면서 몰입도가 올라 간다.
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인 1940년 경 프랑스령 알제리 북부 해안도시 오랑이 배경이다.
오랑시 의사인 리유가 진료실에서 내려오던 중 계단에서 죽은 쥐 몇 마리를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도시 곳곳에서 죽은 쥐와 고양이가 발견되고 사람들이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쓰러져가는 모습을 보게 된 리유는 정부 당국에 이를 알리지만 당국자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다가 점점 상황이 어려워 지자 뒤늦게 페스트를 인정하고 도시 전체를 폐쇄하게 된다.
고립된 채 하루에도 수백명의 사람들이 페스트로 인해 죽어 나가게 된다.
취재 차 도시에 들어 왔다가 갇히게 된 파리 출신 기자 랑베르는 자신은 이 도시와 무관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며 사랑하는 사람과의 재회를 위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탈출을 시도한다.
파늘루 신부는 페스트가 신의 형벌이며 여러분은 이 불행을 겪어 마땅하며 재앙이 오히려 인간의 길을 제시한다고 설교한다. 체념이며 수동적인 태도이다.
토박이는 아니지만 이 도시에 머무르게 된 타루는 자원봉사대를 조직해서 적극적으로 재앙에 대처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이후 랑베르는 탈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포기하고 오랑시에 남아 사람들을 돕기로 하고, 어린아이의 죽음을 계기로 파늘루 신부도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돕기 시작한다.
이렇게 1년간 시민들을 괴롭히던 페스트가 점차 잦아들게 되어 마침내 페스트는 정리된다.
카뮈는 페스트를 비유하여 당시 전쟁 등의 재앙에 대해, 시민들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대처하면 얼마든지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