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렸을 때, 어린이 도서 전집에 이 작품이 포함되어 있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엔 책을 좋아했지만 이상하게도 손이 가질 않았다. 결국 스물 다섯으로 넘어가는 해 겨울에 읽게 되었는데, 어린이 도서 전집에 이 책을 끼워 넣은 편집자가 과연 제정신인가 의심하게 되었다. 내가 어린이를 너무 과소평가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이들이 여기 소개되는 인물들의 애증에 가까운 감정이라든가 상황, 심리 묘사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히스클리프의 폭력적인 말씨나 행동이 읽는 동안엔 계속 화가 나고 이해가 되질 않았지만, 다 읽고 마음으로 곱씹을 때마다 다시 한 번 읽고 싶어지는 작품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대부분 아주 좋아하지만 가끔은 죽이고 싶어질 만큼 미워할 때가 있을 수 있단 사실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다소간의 울림을 줄 거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