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국이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니 나아져봤자 그게 그거 일거라는 비관이 지배적이다. 그래도 아직 탈조선이 확 당기지 않는 이유는. 역시, 엄마 때문이다. 엄마 – 그러니까, 바지런히 애써오고 살뜰하게 가꿔온 많은 어른들의 삶. 무능하고 악랄한 사람들이 통치자로 군림해온 이 곳은 전쟁터였고, 학살터였고, 고문장이었다. 어른들이 겨우겨우 ‘고문 없는 세상’을 만들어 물려줬다… ‘헬’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곳을 내버려 두기만 할 수는 없는 이유- 누가 시킨 것은 아니지만 어쩐지 내가 감당해야할 몫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국이 싫어서>를 읽고 나니, 전처럼 이민을 막기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이민을 장려하긴 여전히 어려운 부분이 있으니, 아래의 정도에서 타협하기로.
이 곳을 견딜 수 없는 사람은 떠나기를 바란다. 여긴 정말 정글이니까. 피해서라도 자신을 지켰으면 좋겠다. 다만 조금이라도 남은 힘이 있는 사람들은 바꿨으면 좋겠다. 포기하기엔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직 이곳에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