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에로티즘을 단순한 성의 문제로 보지 않고, 너머 삶과 죽음의 문제로 보는 조르주 바타유의 시각. 그의 언표는 내가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먼 곳에 있어, 읽는 내내 흥미로우면서도 안개에 갇힌 듯 어지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책.
밑줄
– 원하건 원하지 않건, 인간은 삶을 파열시키는 두 세계 중 이쪽에 또는 저쪽에 속한다. 노동 또는 이성의 세계가 인간 생활의 기초를 구성하지만 노동이 우리를 완전히 몰두케 하지는 못한다. 이성이 우리를 지배하지만 우리는 거기에 무한정 복종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활동을 통해 이성의 세계를 건설하지만, 인간의 내부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폭력이 도사리고 앉아 있다. 원래 난폭한 것이 자연 아니던가? 우리가 아무리 합리적이려고 해도 폭력은 다시 머리를 쳐들곤 한다. 이때의 폭력은 원래의 자연적 폭력이 아니라 이성에 복종하려고 해도 어느 순간에 이르면 이성을 잃고 충동에 복종하고 마는 이른바 이성적이라고 하는 존재, 인간의 폭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