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김수영 문학상 수상작가의 수상작이 몇 편 개재되어 있어 만나봅니다. 무슨 이야기인지 선뜻 다가오지 않습니다. 하여 시인의 ‘수상소감’이란 것도 들어봅니다.
‘ (~ ) 수업조교를 할 때였습니다. 학생들에게 문자가 오곤 했습니다. 3회 이상 결석하면 불이익이 있나요, 과제를 늦게 냈는데 불이익이 있습니까. 저는 전체 문자를 날립니다. 우리가 태어난 것 자체가 불이익입니다. 공지사항에 다 나와 있습니다, 라고요.
그럼 어떻게 살지요? 본전만 뽑자, 이것이 제 좌우명입니다.
오늘은 제329회 연금 복권이 발표되는 날입니다. 2000원을 주고 두 장을 샀는데 2000원이 당첨되었습니다. 본전을 뽑았습니다. 세상과 제가 잠시 균형이 맞았습니다. 본전 뽑는 게 살면서 제일 어렵습니다. 1등에 당첨되는 자보다 본전을 뽑는 자가 더 훌륭한 것 같습니다.
이따금 혼자 되뇝니다. 불행에서 본전만 뽑자. 너무 아프면 안 돼. 나쁜 기억에서는 본전만 뽑는 거야. 너무 기억하진 마. 사랑에서 본전만 뽑자. 사랑한 만큼만 아프면 이제 그만 됐다고. (~) ‘ (249)
1992년생, 젊은 시인이 2016년에 신인문학상을 수상하고 2017년에는 김수영 문학상을 받습니다. 본전이 아니라 1등을 하는군요. 서른다섯 해를 넘겨 습작만 해대는 제게는 본전 뽑는 날마저도 아득해 보여 부럽고 샘납니다.
다시, “입장모독”을 봅니다. 시인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장권은 1),2), ~ 12) 열두 달 내내 시만 생각하고 살아도 입장이 될까 말까 한 곳이라고 말하는 듯 들립니다.
그래서 ‘희망을 무서워’ 하고 ‘미친 개가’ 쫓아’ 오듯 ‘뛰어, 뛰어, 뛰어 다녀’야 시인의 세계에 사람으로 겨우, ‘입장’할 수 있겠지요. 아직 저의 노력은 턱없이 모자란다는 이야기였군요. 결국은.
오늘은 #월요주막 에서, 찐하게 한 잔 마셔야겠습니다. 점점 멀어져 가는 청춘의 꿈과 김수영을 생각하며…
( 171211 들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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