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자를 위한 변명” 이란 제목을 보고 궁금했다. ‘게으른 사람들은 과연 어떤 변명을 할까?’가 아닌 ‘게을러지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가 궁금했다. 내가 너무 부지런해서가 아닌 상황에 따라 여유가 필요한 순간에 그 여유를 찾고 싶은 마음때문이였다. 얇고 가벼운 책이지만 내용은 참 묵직했다. 쉽고 재밌게 넘어가는 문장이 있는가하면, 몇 번씩 곱씹어보면서 읽었던 문장도 있었고, 조금은 더 깊은 사유를 하고 싶어서 잠시 멈춘 적도 있었다. 게으르게 늘어지는 것이 아닌 조금은 천천히 가보는 것, 조금은 여유를 부려보는 것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아니, 무언가를 얻는다기보다 마음의 여유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를 느꼈다. ‘게으른 자를 위한 변명’이야기뿐만 아니라 ‘사뢍과 결혼’에 관한 이야기, ‘도보 여행’, ‘일상의 단면’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글이 실려있었는데 정말 하나같이 내 삶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나에게는 앞만 바라보는 직선적인 삶이 아닌 조금은 옆을 두리번거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조금은 게으른 시간을 가져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아직은 재밌게 일하면서 내 생활을 하고 있어서 결혼생활이라던지 육아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필요한 시간들을, 중요한 시간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도 해보고, 현재를 조금 더 중요시하게 생각하자는 다짐도 해봤다. 사람마다 인생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전부 다를 것이고,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중요한 가치를 위해서 인생을 살고 있다면 참 괜찮은 인생, 행복한 삶이 아닐까? 나는 그러기 위해서 이 책을 만난 것이 참 다행인 것 같다. 어떤 문장은 몇 번씩 곱씹어봐야했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는 “이 책 참 잘 ~~ 읽었다” 싶었다. 앞으로의 내 삶에 조금은 “게으른 변명”을 해도 될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는 조금 “게으른 변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