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보지 못한 숲 ㅡ
현수가 발을 딛는 세계에서 숲은 언제나 힘껏 달려서 겨우 조금
닿았다가 빠져나와야 하는 곳 였을 지도 , 겨우 여섯 살 나이에
사채업자들에게 팔려가는 신세가 되면서 가스폭발로 죽은사람
명단에 오를 것이라고는 몰랐을테고 삼촌과 숙모와 할머니의
침묵 아래 엄마의 동의 안에 벌어진 일이라는 건 어린 나이가 감
당하기에 너무 벅차서 그냥 한 숨 자다 꾼 나쁜 꿈쯤으로 여기지
않으면 현실은 가상같고 가상이 외려 현실 같으니 , 반전 같았다 .
등 뒤로 엄마가 숨는 걸 봐버리고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오래도
록 울어야 했던 만큼 모두에게 버림 받았다고 여기며 죽은 듯이
실제 죽은 신분으로 아무도 아닌자가 되서 살아 왔었다 . 누나도
한 패라고 여겼었다 . 그런데 누날 쫓다보니 어쩐지 미움이 차지
않아 지는 건 본능적으로 알아지는 것 같았다 . 이 사람은 아무것
도 몰라 . 내가 무엇으로 살고 있는지를 … 그래서 다시 이름을 찾
아야했다 . 그런데 그일은 우연찮게도 누나의 신고로 이루어진다.
찾아내라고 , 제발 내 동생을 찾아 달라고 …헌데 문서위조사건
과 동시에 걸려들어 이름을 찾는데 그 만한 댓가를 치러야 했다 .
그건 그동안 불법에 순응한 세월동안의 침묵과 동의에 대한 일종
의 정화작업이랄까 ㅡ그가 원해서였든 아니든 , 털어내야할 과거
였기에 경계를 만든 붉은 선이 되었다 . 그래서 원래의 자신이 되
기했지만 이번엔 완벽한 자신이 되고도 범죄자의 경력을 달고 살
게 되었다 . 세상이라는 숲으로 올때 . 이 거대한 숲은 원래 그 형
태나 모양이 생김이 보이지 않는다 . 아주 높이 올라가서야 아,
이 도시 , 이 땅 ..이 마을이 이런 모양였다는 것을 알게되곤 한다.
익사할 듯 잠겨지기도 하고 거기서 편하게 유영하기도 하는 사람
도 있을 테고 그러니까 보지 못한 숲은 우리가 사는 이 세상 또는
도시 ㅡ삶 그 모든 것을 부르는 것 ..아닌지..살아 움직이지만 딱
히 뭐라 형체를 표현키 어렵고 표정이 하나라고 할 수도 없어 얼
굴을 떠올리긴 더욱 어려운 …아무도 그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한
숲 ㅡ 말이다 .
뭔가를 잃고 ㅡ잊거나 ㅡ어떤 부분들 ㅡ나서야 다시 찾아지는 숲
도 있다는 걸 …여기에 이렇게 다시 만난 숲에서 알게 되었다 .
처음의 숲은 모호 그 자체로 꿈 속 같기만 하더니 이젠 제법 살아
온 만큼 어떻다 말할 정도는 되었지만 여전히 변화하는 그 것들의
모습이 두렵고도 신기한 숲에 …오늘 밤엔 지금 비가 …내린다 .
남매에게도 촉촉한 밤의 시간이 공간이 푸르게 쏟아졌을 것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