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두고 읽고싶은 아저씨들 이야기

이기호
연령 13세 이상 | 출간일 2014년 7월 25일

이기호의 소설은 사람냄새가 나서 참 좋다

예전에 막 읽고 썼던 리뷰 일부를 그대로 옮기겠다

 

형으로 상징되는 우리 주변의 수많은 권력들. 극가, 기관, 나이로 인한 형 들에 치이는 차남들. 정과장의 편지에서 등장하는 카인과 아벨과 같이 힘이 없는 동생들에 포커싱한 이야기. 끝까지 을이 될 수밖에 없는, 서민적인 유교사상이 탑재된 우리나라에 가장 어울리는 제목인 거 같다. 나는 나복만이 정과장을 박은 것처럼 마지막에 다른 형사나 하는 것들에게 화끈한 복수극을 벌이길 바랬다. 그러나 그냥 그림만 그리고 아무 일 없이 끝난다. 그 분노를 일으키는 감정은 그러나 마지막 문장에서 차남들의 세계사라는 말에 그렇지, 하면서 힘이 빠진다. 오랜 시간이 지나 지쳐버린 나복만은 둘째치고, 최형사는, 결국 모두가 차남이기때문이다. 그들에게 무슨 큰 죄가 있으랴. (죄가 있기는 있지만) 문제는 끝끝내 형으로 남는 것들이다. 아마도 우리 사회에서는 영원히 형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고통받는 차남들은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기때문에 진정한 형, 아버지와 같은 차남을 보호해줄 형의 개입에 대해 기대하게 되고 기다리게 되는 거 같다. 언제쯤 그런 형이 생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