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아프리카 문학, 낯설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

아프리카 문학은 낯설다. 어릴때 부터 읽어왔고 지금도 읽고 있는 장르인 소설이지만 그 많은 책 속에 아프리카 작가는 없었던 것 같다. 아프리카를 다룬 책은 봤지만 말이다. 각 국가의 문학들을 읽으면 그 국가의 특성이 많이 들어난다. 일본 소설에서는 그들의 삶과 문화가, 한국 소설에서는 우리의 삶과 문화가 들어있다. 그렇다면 아프리카 문학은 그들의 삶과 문화가 들어있을 것이다. 이게 참 신기한게 다 다른 삶과 문화인데 공감하게 된다.

낯설다고 생각했던 책이지만 읽으면서 낯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프리카의 국경선은 반듯하다. 민족의 분포를 고려하지 않고 나누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아프리카에서는 민족분쟁이 일어나고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한민족이다. 북한과 남한은 같은 민족이다. 우리는 서로를 적으로 여기며 싸웠던 적이있다. 그 결과 우리는 반으로 나뉜채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같은 민족이였고 그들은 다른 민족간의 이야기이기는하다.  하지만 전쟁에 대해서 늘 배우왔고 지금도 그 일에 대해서 듣고 있다. 그렇기에 다른 상황이지만 전쟁이란 이유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낯설지 않았던 이유가 된것같다.

두권으로 이루어져있는데 목차를 보고 의아했었다. 목차가 같았기 때문인데 이게 1권과 2권을 읽는 묘미다. 일꾼 으그우, 지식인인 올란나, 영국인 리처드 세명의 시각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이 세명은 각 계층을 대표하는 것 같다. 으그우의 시선은 가장 일반적인 시선이 될테고 올란나의 시선은 중간계급의 시선이 리처드는 외국인으로서 보는 시선이 그리고 그 모든 시선이 합쳐 하나가 된다.

일단 나는 화자가 아닌 올라나의 쌍둥이 자매이자 리처드의 애인인 카이네네가 마음에 들었다. 그녀의 당당함과 다소 냉소적이긴 하지만 자신의 사람들에게는 따듯한 면도 있기 때문이었다. 리처드와 올란나의 동침을 알고 리처드의 원고를 찢음으로써 말없는 용서를 하고 올란나와 말한마디 하지 않아도 올란나의 편지내용을 기억하는 그녀의 모습이 그냥 좋았다.

올란나와 카이네네는 쌍둥이지만 어딘지 닮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리고 그런이야기를 듣는 그녀들은 어릴때와 다르게 말도 잘 하지 않는 사이다. 화자인 올란나는 그녀와의 관계 회복을 원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이러던 중 터진 전쟁은 갈등을 다시 만들지만 전쟁이란 크나큰 고통의 시간 속에서 그녀들이 모른척하고 살았던 서로에 대한 감정들이 다시 회복되는 과정은 인상적이었다.

난 가끔 그런 생각을 했다. 지구가 폭발해서 못된사람들, 잘먹고 잘살면서 다른 사람을 짓밟고 일어선 사람들이 다 없어져 버리고 성실히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이 잘 살아가는 나라가 되는 상상을 말이다. 그런데 전쟁이 나도 잘 살아갈 사람은 잘 살아갈 것이란걸 생각했고 씁쓸했다. 아무일 없던 것 처럼. 그런 점이 분노스러웠다. 이런 부분들까지도 묘사하며 전쟁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 사랑하는 사람이 다치기도 하고 변하기도 한다. 목이 잘린채 달려다니는 몸을 보기도 하며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강간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성에 관한 이야기는 끊이지 않는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인간의 기본욕구는 사라지지 않는다. 질투에 대한 심리적인 묘사가 굉장히 공감된다. 평소에는 점잖고 배려도 하고 하다가도 전쟁이 나서 기본적인 생활이 어려워지자 그들의 태도는 좀 변하기도 하고 뭔가 참지 못하는 것 같기도 했다. 전쟁이란 상황은 다소 이기적인 우리의 본심을 드러낸다. 그래서 더 무서운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인 전쟁을 통해 작가는 화해와 용서 소통을 드러내고자 했던 것 같다. 전쟁은 앞서 말했듯 이기적 본심을 드러나게 하기에 무섭다. 또 자신의 가장 소중한 무언가를 잃게 되는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을 겪기도 한다. 그런 과정 속에 서로를 미워하고 용서하지 못하는 건 무의미하다. 내가 눈을 뜨고 살아가는 동안 사랑하는 사람을 용서하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드리고 더 많이 사랑하는 것이 가장 소중하지 않을까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내것을 챙기기 급급하다. 처음 피난을 갈때는 이것저것 무엇을 챙겨야 할지 모르다가 나중에는 남는 것 없이 정말 있어야하는 것을 챙기게 되고 그런 것보다 소중한 나의 사람들을 챙기게 된다. 정말로 무엇이 소중한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혼란의 시대, 내것 니것을 나누지 말고 내것을 나눌 줄 아는 따듯한 세상이 됬으면 좋겠다. 우리의 삶은 정말 사랑하고 살기에도 너무 짧다. 그 짧은 인생, 좀 더 행복하고 온 마음을 다해 살아가는 것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