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얼마나 많이 내리면 설국일까.

그리고 터널이 얼마나 길면 눈의 나라로 변하는 걸까.

이런 허접한 물음으로 읽기 시작한 가와바타의 설국은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참, 묘한 감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밋밋하고 특별한 사건없이, 종국엔 허무하다고 느낄만큼 맥이 빠지기도 하지만,

설국의 진정한 맛은 두세번 더 읽었을 때 비로소 우려 나온다.

하릴없이 소일하는 시마무라의 삶도 한번쯤 닮아보고 싶게 만든 아름다운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