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기 전 누구나 책제목이 주는 그럴싸함에 뭔가를 잔뜩 기대하게 되는 법이다.

나 또한 이 책을 제목만 보고 너무 큰 기대를 했었다.

삶을 바꾸는, 또는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책들이란 게 어찌 보면 주관적 견해에 지나지 않다는 걸 난 왜 예상하지 못한 걸까.

 

책 속의 책을 인용하는 책들을 요즘 자주 본다. 아니 예전에도 이런 유의 책들이 많았었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개인적으로 맘에 든다는 문구들을 머리, 꼬리도 없이 등장시켜 놓았는데, 다른 이들도 저자와 같은 느낌이나 생각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난 그렇게 와 닿지 않았을 뿐더러, 그 책의 내용이 더 궁금해져 찾아 읽어야겠단 의지가 솟아나지도 않았다.

 

작가가 사람들로 부터 받았다는 책읽기에 대한 질문들 중- 책 읽는 능력을 어떻게 하면 가질 수 있는가 라든가, 책을 읽고 쓸모가 있는가 하는 질문의 경우- 도대체 누가 이런 말도 안 되는 말을 했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다.

 

작가가 일하다 또는 개인적으로 마주쳤던 인물들 소개는-젊은 시절 한글을 몰라 남편이 군대에서 보낸 편지에 답장을 못 했다는 할머니가 뒤늦게 한글을 깨우치고 시를 쓴다는 얘기나, 이가 다 빠진 우리나라 최초의 택시기사 할아버지 같은- 몇 가지 기억에 남긴 한데 책읽기와 왜 이리도 매치가 안 되나 모르겠다.

그나마 작가의 어린 시절 엄마의 권유로 읽게 되었다던 책 리스트 이야기 같은 건 진솔하게 마음에 와 닿긴 했다.

이런 식의 작가 개인이 느끼고 경험한 이야기 위주로 펼쳐졌으면 더 많은 감동과 공감이 갔을 것이다.

 

어차피 작가는 책=삶이라는 단순한 공식을 말하려 했던 것 같다.

살다보면 책 같은 내용과 마주치기도 하고 책 속에서 실제의 삶을 보기도 하듯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