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을 말하다

석유가 풍부한 나라지만 미국의 제재하에 있는 나라. 이란-미국 은 사이가 썩 좋은 관계는 아니다. 종교, 석유 등 다양한 문제가 얽혀있는 나라인데 사실 나도 누군가에게 설명할정도로 많이 알고 있지도 않다. 그런데 작가소개를 읽다가 이란작가지만 미국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자유라는 단어가 대표단어인 미국이란 나라에 살며 조국을 그리는 그의 마음이. 검열의 그늘아래서 사랑이야기를 쓰고 싶은 작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책에서 그는 이란을 보여준다.

한국,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자유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때때로 우리는 진짜 우리가 자유로운 나라에 살고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최근에 ‘술’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심의에 걸린 노래가 한 두곡이 아니다. 천상지희의 나좀봐줘에서도 막걸리->라떼 이런식으로 고쳐 방송하고 있으며 다양한 노래들이 술에 비춰보네요, 술 한잔 하네요 이런 가사로 걸리고 있다. 방송을 하고 있던 노래가 갑자기 심의에 걸린다거나 이런 것들은 뚜렷한 기준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의미하는 바는 갑자기 어떤 이유로든 검열이 행해질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방송의 공공성을 고려해 심의는 행해질 수 있다. 그러나 검열이 행해지고 있다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 아닐까.

아직 이란은 검열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나라이다. 몇 년 전에 이란의 잡지 검열 사진이 생각났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일, 마음이 하는 일은 억압하려하면 할 수록 분출되고자하는 욕구가 강해진다. 사랑은 누가 억압하지 않아도 스스로도 통제하기 힘든 감정이다. 이를 억압하려고 하면 더 폭발하고자 할 것이다. 작가가 쓰고자 하는 사랑이야기의 주인공 사라와 다라도 역시 그렇다. 사라와 다라의 마음은 작가의 통제를 벗어난다. 어쩌면 검열이라는 것 자체는 무의미한 일이 될 수 있다. 없애려 할 수록 어딘가에서는 살아나기 때문이다.

사라가 히잡을 벗어버리고 머리카락을 드러냈을 때. 다라의 불안감, 주변의 시선 등은 …… 나 역시 말로 표현하기 힘든 부분은 점들에게 책임을 넘겨보려고 한다. 그 불안감이 표현하는 그 무언가를 나타낼 말이 생각이 안나기 때문에 책임 회피일 것이다. 작가는 이 점들에 숨겨두었지만 나는 책임을 넘겼다; 그런만큼 이 점들에는 수 많은 것들이 담길 수 있다. 이란의 검열과 사랑이야기를 읽으며 점들의 이야기에 굉장히 공감했는데 이 역시…… 이 책을 읽으며 이 이외의 다양한 상징들의 의미를 생각하는 일은 어려웠다. 그러나 작가가 어떤 부분을 지워나가고 어떤 부분은 살려두고 ‘나에게 물어보라’라고 말하며 설명해주며 이야기를 풀어나갔기 때문에 그 상징들을 이해하는데 충분한 도움이 된다. 작가를 괴롭히는 무언가, 이란의 현재를 말하는 무언가, 글을 쓰는 일에 대한 무언가 등등등 책을 읽는 재미를 더욱 키워주는 독특한 구성이었다.

즉 작가의 풍부한 배경지식과 독특한 구성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이란의 모습을 잘 볼 수 있었다. 그 어떤 역사책보다. 지금 이란에서는 젊은 사람들은 이란의 억압에 대한 반발이 더 심하다. 그들은 자유롭게 소셜미디어를 즐길 수는 없다. 그렇지만 원한다면 인터넷 접속은 어렵지 않으며 그들은 코카콜라를 마시고 미국의 문화들을 수용하고 있다. 미국을 꿈꾸고 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미국은 싫지만 미국 문화는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반미-친미 모두가 공존하고 있고 그에따라 미국에 대한 생각도 다양하다. 낯설지 아니한 풍경이다. 지금의 이란은 어떤지 알 수 있고 앞으로의 이란은 어떨지 고민해 볼 수 있다. 사랑이야기를 쓰려는 이 작가를 통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