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소수자가 주인공인 소설이 꽤 많은 편이다.
소수자에 대한 존중과 이해도가 부족한 사회였고, 그 부족함을 채워야한다는 인식까지는 생겼으나 실제 대중들의 인식이 그만큼 성숙해지지는 못한 과도기에 있으므로 소수자를 조명하는 소설이나 콘텐츠들이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살면서 굳이 소수자에 입장에 처해보지 못한 경우가 많고, 그런만큼 소수자들이 필연적으로 갖는 소외감과 부당함에 대해 크게 인식하기가 어렵다.
[아는 사람만 아는 배우 공상표의 필모그래피]는 특히나 성소수자라는 정체성이 밝혀졌을 때 잃을 것이 많은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공상표가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기 위해 어떻게 고군분투하고, 또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당당하게 나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뇌와 주변의 압박을 버텨야하는지 잘 그려내고 있다.
공상표라는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비로소 강은성으로 당당히 세상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안타까워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단지 다를 뿐인 소수자들이 공상표로 살아가야만 하지 않는 사회가, 강은성으로 마주해도 충분히 사랑과 존중을 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나 스스로부터 그 존중을 충분히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그런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