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사실 / 퇴근길엔 카프카를

P.008

책 속의 시간은,

영화 속 시간과 다르게

정해진 절대적 시간 속을

흐르지 않고

암흑 속에서 흐르지도 않는다.

생활 속에서,

내가 고른 음악 속에서,

날씨와

계절 속에서

느릿하게 보조를 맞추어 흐르는

책 속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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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70

어느 소설가의 가장 많이 알려진 소설을 읽고

덜 알려진 책들도 읽고

또 사적인 글들도 찾아 읽으며

그 사람을 오랫동안 알아 온 기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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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08

책 한권이 담고 있는 의미와 맥락은 얼마나 많은가,

읽고 또 읽어 얻을 수 있는 감정의 종류는 얼마나 많은가.

만화를 그릴 수록,

책 한권에서 1회 분량의 만화로 표현되는 것은

얼마나 사소한 부분인가! 생각하곤 했다.

하지만 표현된 것이 너무나 적고 사소하다 할지라도

작업의 과정이 나에게 책을 읽는 새로운 방법이었듯,

작품을 대하는 새로운 길이었듯,

만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이 만화가

하나의 작품을 본격적으로 만나기 위한

사소한 시작이 되어주기를,

이미 읽은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작은 환기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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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소개하는 책을 좋아한다. 예를 들자면 #이동진독서법 같은.

작가의 사적인 이야기들을 알고 나면 작품이 달리 보이고, 그냥 지나쳤던 작가의 작품에도 흥미가 생긴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요 몇년간은 절대적인 독서시간이 부족해서 아무런 정보없이 책을 읽어내는데 급급하거나 SNS를 통해 남이 읽은 책이나 그들의 감상을 휙휙 넘겨 보는데 급급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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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독서 가 요 몇년간 마이너한 취미가 되어버린 것 같지만, 역시 다른 사람이 쓴 책 혹은 문학에 애정이 가득한 책을 읽으면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