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시리즈 모던클래식 58 | 모옌 | 옮김 심규호, 유소영
출간일 2012년 6월 29일

201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

< 붉은 수수밭 >은 영화로서 이름을 들어봤지만, 원작이 있는 이야기인줄은 몰랐다. 그 < 붉은 수수밭 >의 작가 모옌의 작품이다. 생소한 이름의 작품인데, 내용은 정말로 놀라웠다. 어릴적 중국은 인구가 너무 많아서 한명의 자녀만 낳을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뭐 세계적으로 인구가 폭발한다고 하니 그러려니 생각을 했다. 아마도 남의 나라 이야기이니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알고 나니 많은 생각으로 머리속이 어지럽기만 하다.

지금 현재도 중국은 그러한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중국 가족계획 정책의 이면에 숨겨진 가슴 아픈 현실을 그리고 있다. 작중 화자인 커더우(필명)의 편지글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당시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던 고모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의학적 지식이 없이 단순한 경험으로만 출산을 돕던 산파들과는 달리 고모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엘리트였다. 하지만 국가의 산아제한 정책에 따라 고모는 행동대장급으로 직접 사람들과 대면한다. 사실 정책이 정해지면 정말 현장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은 따로 있지 않은가. 폭발하는 인구증가를 막기 위해 피임법이라든지, 정관수술을 시행하는 등에서 멈추는게 아니라 불법으로 임신한 사람들에게 강제로 임신중절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다. 사실 생명이 잉태되는 것에 대해서 불법이라는 것이 어디있겠는가. 참 암담할 뿐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양이에게 시행되는 TNR에 대해서 생각했다. 과연 그것도 고양이가 원하는 것일까.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명목아래 시행되고는 있지만 어느 누구도 고양이에게 물어 본적이 없다. 그저 영역다툼이나 개체수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사람들이 결정한 것에 불과하다. 사람에 관련된 일에 갑자기 고양이는 왜 등장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을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이든 동물이든 생명이지 않은가. 더 귀하고 덜 귀한 생명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고양이들도 열악한 환경에서 새끼를 낳아야 하는 사람들이 빼앗은 터전에서 힘겹게 먹이를 찾는 암고양이들을 생각하면 가장 최선의 방법은 중성화일 것이다. 하지만 계획 생육정책이라는 명목보다 더 나쁜 것은 대를 이어야만 한다는 가부장적인 사회이다. 아들일지 딸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목숨을 걸어야만 했던 여성들이 너무나도 애처로울 뿐이다. 특히나, 이 계획생육이라는 제도아래 모든 비난을 받아야만 했던 고모에게 어느 누가 떳떳하게 손가락질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