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면 한 기억을 쓸 때 시간이 오래 걸렸다. 상관없었다. 밤은 길고 잠도 안 오고 무엇보다 나는 무슨 말이든 하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으니까. 자세하게 쓰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느낌과 감정을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았다. 피츠가 말했던 문학적 표현인가

뭔가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감도 오지 않았고 떠오르지도 않았다. 하지만 내 곁에 있긴 있었다. 나와 종이사이 한 뼘도 안 되는 허공 속에 아지랑이처럼 투명하게 일렁거리고 있었다. 그걸 잡을 방법이 있을까?

p144~145

열네살 말더듬이 소년과 스프링 언어 교정원 사람들의 성장기.
소설을 읽으며 나는 엄마가 되기도 하고 무연이 되기도 했다.
처방전이모가 되고 싶기도 하다.

조리있게 말하고도 싶고 유머스럽게 말하고도 싶지만,

정직하게 말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어려워서 자꾸 말더듬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