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 않는 눈, 사라지지 않는 바이러스

녹지 않는 눈을 태우며 매일을 보내는 이월과 모루, 그들은 이미 7년이라는 시간을 견뎌왔다. 이야기 속에서 완전히 멎지 않은 채 계속 내리는 눈을 보며 책 바깥, 2년이 다 되어가도록 사라지지 않는 바이러스의 확산세를 떠올린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절망도 권태로울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 시점에서 책 속의 두 사람은 사랑을 했다. 이월에게만 났던 포도향처럼, 그들은 서로를 특별한 존재로 만들며 지겨운 현실을 나름의 재미로 이겨냈다. 이건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