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호텔

출간일 2009년 3월 6일

제목이 북호텔이라서 뭔가 책이랑 관련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시작하자마자 책이랑은 전혀 상관없는 것이란 것을 알게되고, 얼마나 단순하게 생각했는지 웃음이 났다.

이 책은 한 허름한 호텔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라고 하기엔 여러가지 사회 문제로 인해 피폐해지고 가난해진 삶이다.

이 호텔에는 대장장이, 마차꾼, 인쇄공, 여직공들, 수문지기, 지하철 종업권, 가정부등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들의 이야기가 쭉 펼쳐진다.

남자에게 버림받는 여자 이야기, 남편을 배신하는 부인 이야기,

도망다니는 정치인 이야기, 폐병으로 죽어가는 이야기,

동성연애자등등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참 지난하고 안쓰럽다.

어떠한 큰 사건이 벌어지거나 반전이 있다거나 그런거 없이

각 캐릭터의 이야기들에 대해서 자세하게 묘사해나가는 것이 전부이다.

그래서 자칫 너무 잔잔하고 무난할 수 있는데

묘사의 힘일까? 아니면 한 사람 한 사람이 보여주는 삶의 힘일까?

객관적으로 보면 누구 하나 제대로인거 같지 않은데

작가는 이 사람들에 대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지도 않고, 희망찬 미래를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그냥 정말 있는 그대로의 그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아마 작가가 실제로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인데다 실제로 부모님이 허름한 호텔을 인수하고

관리하는 것을 직접 보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들 삶에 대해서 엄청난 자각이나 미화, 걱정, 실망등이 없다.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서 일 수도 있다.

그들 하나하나가 사회 구성원이고, 피폐해진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