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작가가 헤르만 헤세인데 동양 종교냄새가 물씬 느껴지는 ‘싯다르타’?

선입견인지도 모르겠지만 서양 작가가 동양의 종교적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새삼 신기했다.

싯다르타는 편안하게 잘 살고 있다가 나이를 먹으면서

새로운 경험에 대한 욕심이 생긴다.

그래서 집을 떠나 방랑하는 사마나들을 따라나선다.

친구인 고빈다와 함께 지혜를 얻고 깨달음을 얻고자 사문이 되어 수행한다.

그러나 붓다를 만나게 되고, 고빈다는 불가에 귀의하지만

싯다르타는 다시 자신의 길을 떠나게 된다.

안락과 명예를 누리고 살던 싯다르타는 그 모든 것을 마다하고 고향을 떠났고,

돌아다니면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에게서 무엇이라도 배우려고 했다.

이미 많은 것을 가졌고, 앞으로의 미래도 보장된 거 같은데

그의 지혜에 대한 열망, 깨달음에 대한 열망은 그런 것들보다 훨씬 컸나보다.

쾌락의 카말라를 만나서 인간의 기본 욕구라는 성욕에 푹 빠질만도 한데

싯다르타는 크게 보면 어떤 것에도 망가지지 않고, 흔들리지 않았다.

누구에게라도, 어떤 것에라도 배움의 자세를 놓지 않았던 싯다르타는

결국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자기를 빼고서는

그 어떤 것도 깨달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친구인 고빈다는 불가에 귀의했지만 자신은 자신만의 길을 떠날 수 있었겠지.

결국 모든 것은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말일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하고,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는 말일까?

이 작품은 헤르만 헤세가 동양쪽으로 옮겨와 싯다르타를 통해서

내면의 길을 탐색한 작품이라고 한다.

동서양을 구분하지 않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알기를 원했던 헤르만 헤세.

어색하거나 끊어짐없이 잘 읽히는 책이 처음에는 좀 놀라기도 하면서

계속 읽다보니 작가가 서양인인지 아닌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헤르만 헤세 작가의 책을 다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무언가 내면을 들여다보고,

찾아가는 과정의 글들이 참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