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대왕

제목만으로 어떤 책인지 모르다가, 다른 책에서 언급한 것을 보고 궁금해 읽게된 책.

사실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저 제목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잠깐 등장하는 저 제목.,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현실을 객관화 시켜보고 있던 사이먼이라는 아이가 맷돼지의 머리를 이 단어로 부르는데,, 왜인지는..

 

내용은 심플하다. 전쟁을 피해 아이들을 싣고가던 비행기가 무인도에 불시착했고, 어른 없이 5세에서 약 12세 정도의 소년들만 남았다. 시작은 대장을 랠프 정하고, 그 무리는 어느정도의 규칙을 가지고 시작한다. 그러다 규칙에 대해 언급하는 랠프와 사냥을 중요시하는 잭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잭은 별도의 자기 편과함게 함께지내던 곳을 떠나고, 불을 피우기위해 그 소년 모임에서 지식역할을 하던 돼지의 안경을 빼앗아간다. 두 세력 간에서 아이들의 미지에 대한 두려움의 실체에 대한 사실을 말하려는 사이먼을 살해하고, 안경을 되찾으러 온 돼지도 굴러떠내로온 바위에 죽음을 당하며, 돼지의 안경을 함께 찾으러온 랠프를 나무창으로 찌르는등의 광기를 보인다.

 

책은 고립된 공간안에서 인간이 사회적 약속을 저버리고, 이성을 잃었을때 얼마나 야만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를 아이들을 통해 말한다. 저자가 이 무리속에 여성을 배재했다는 점은 좀 의아했지만, 어쩌면 문명으로부터 고립된 섬에서 인간의 야만성을 아이들의 시각으로 보여주기에 다른 성에 대한 행위의 야만은 표현하기 꺼려져서인가 싶기도 했다. 그만큼 아이들이지만 모든 사회 규범으로부터 벗어난 인간 본성은 현대의 시각으로보기엔 끔찍했다. 아이들이기에 그랬을까? 싶다가도 어른이라고 별반 달랐을까. 어쩌면 더 빠르게 현실타협으로 본성을 더 극악하게 드러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이 모습은 국가라는 개념이 생겨나기 훨신 이전의 부족의 개념만 가지던 고대시대의 모습과 많이 유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수렵채집을 통한 유목생활에서 가장 힘이 센사람이 부족장이고, 그런 부족에게 해가되는 모든 행위는 적으로 간주되며, 알지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곧 신성시되어 재물을 바쳐 자신들에게 해가되지 않도록 제사를 지내는 모습등이 오로지 삶의 생존이 최우선되던 시기의 모습이 파리대왕 속 아이들의 모습과 유사했다.

그런 생활 속에서 지금의 사회가 구성되는 수천년의 시간이 지났는데, 그 사회가 사라지고 다시 그 시대로 돌아가는데  몇일 걸리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 유전자속에 아직 그대의 본성이 남아있는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성과 본성의 대립으로도 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모습으로 보이기도 했다. 현재를 벗어나기 위한 미래를 생각하기에 랠프는 봉화를 지켜야한다고 생각했고, 잭은 현재를 살아내야 했기에 사냥을 중시한것 아닌가하는 관점말이다. 물론 앞을 바라보는 것도 현재를 살아내는 것도 모두 중요한 시점에서 그 적절한 중간을 찾는 일이란 그런 상황속에서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랠프와 잭을 통해 보여지는 사람의 모습은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제목은 여전히 이해가 잘 되지 않지만^^;; 나라면 그 상황속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지. 본능과 현실에 충실한 잭이였을지, 이성과 미래를 생각했던  랠프였을지. 궁금하다.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