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방문객

사랑하는 사람을 찾은 것 자체로도 그 이상의 행운이 없다고 믿는 나로서는 읽는 내내 안타까움만 남았다. 버티지 못하는 사람, 잃은 사람, 희생한 사람이 번갈아 전개하는 이야기는 세상의 여느 서사들처럼 무력해서 슬펐다. 내게 무언가 어디가 심각하게 잘못되었다는건 알지만, 그것이 스스로 무너질때까지 그저 방관해야만 하는 관계나 상황을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잃어버린 잔해들 속에서 서로에게 새로운 무언가가 되어준 결말은 또 어느 날들처럼 희망을 가지게 해준다. 개인적으로는 상희와 수연의 인연이 정말 좋았다. 언젠가 수연이 본인을 사랑해주는 사람의 곁에 남게 된다면 그 곁엔 세현이 아닌 상희가 있을 것 같아서. 그때는 결핍없이 주는대로 돌려받는 사랑을 하고 있지 않을까.

 

작가의 말에서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로 지향을 표현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세상이 좀 더 빨리 변해서 지향따위 왼손잡이 오른손잡이 구분보다도 더 사소한 것으로 전락해버리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