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거짓말

사실 우리는 매일 거짓말에 파묻혀 살지만 꽤 진실한줄 믿고 살며 사랑도 물론 한다. 그것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무엇이 거짓이며 무엇이 진실이고 이것을 믿을수 있는지 없는지 결정하며 살아가는 것은 매우 피곤한 행위다. 그래서 마지막에 주인공이 말했듯 거짓과 진실을 굳이 의식하고 분리해가며 의심하는것보다 그것을 의식하지 않고 부러 구분하지도 않는것이 거짓말을 가장 효율적으로 또 자연스럽게 칠수 있는 방법 아닐까. 우리 모두가 그렇듯 말이다.

 

진실과 거짓 그리고 그 사이에서의 사랑의 역할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소설인 것 같다. 주관적으론 남자와 소년과의 이야기보다도 주인공의 가족사가 이 주제에 대해 더 많이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주인공과 주인공의 엄마는 아버지가 거짓말을 못친다고 말하지만 실은 아버지가 하는 말을 전부 믿었다. 아버지가 친 거짓말들은 전부 사랑을 표방한 것들이었으므로. 광복절에 태극기를 계양하는 것이 사실은 생일인 주인공이 귀해서라고, 가진거라곤 빚뿐인 주제에 우리는 중산층이라고 말하던 아버지. 어머니에게도 마찬가지다. 신체적 결핍을 보고도 여전히 예쁘고 징그럽지 않다던 말. 설령 이 말들이 전부 거짓이라 해도 주인공과 어머니는 믿었다. 그것이 거짓이라고 해도, 믿는다면 그것은 진실이므로.

 

다만 전개 내내 너무 그 진실과 거짓의 신경전에 대한 묘사가 반복되어서 좀 피로를 느낄 정도였는데 결말을 보니 그럴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이 처한 상황 자체가 거대하고도 치열한 심리싸움속 그 한중간이었기 때문이다.

 

작가가 서술하길 보통 처음 거짓말을 시작하는것은 사랑받지 못해서, 또는 사랑 받고 있음에도 그것을 자각하지 못할 때라고 한다. 사실 주관적 입장에서 보았을때 이것은 같은 의미이다. 자각하지 못했으니 받았다고 말할수도 없다. 삶의 첫번째 신호이기도 하다는 거짓말을 나는 언제 처음으로 쳤는지 떠올려보려 했으나 도저히 기억해낼수 없었다. 아마도 무언가 잘못을 저지르고 회피하는 용도로 처음 거짓말을 쳤던것 같다. 미움받고 싶지 않았다는 목적에서는 같다고 볼수도 있겠다.

 

 

젊은작가 시리즈에선 아마 세번째로 읽은거 같은데 너무 재밌다…. 패밀리데이때 이 시리즈 쫙 지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