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사람은 평생 내면에 자신만의 의식체계를 쌓아 올린 각자의 세계를 형성해나간다.

두 사람이 만남을 갖는 것은 두 세계의 만남이 되고, 그들의 사랑은 그들 세계의 확장으로 귀결된다.

여기서 사랑은 개인의 거대한 주관의 세계로, 사랑의 주체인 두 사람 사이에 합의만 이루어진다면, 모든 상황과 조건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속 연인은 사랑을 위한 합의의 출발점으로 살인을 선택한다.

살인을 통해 두 세계의 합일을 막는 장애물을 파괴하고, 세계의 확장을 향해 나아간다.

그런데 과연 사람이 저지를수 있는 가장 악한 행위에 해당하는 살인을 통해 이루어진 둘의 합의는 지속 될 수 있을까?

둘은 동침하는 순간에 악마를, 서로에게서 악마를 떠올리게 된다.

평범한 이들의 세계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공유하는 것이 서로의 성향이나 취향 등이었다면 그 둘은 죄악을 공유하게 된 것이다.

살인으로 시작한 사랑으로 두 사람의 내면 속 세계가 어떻게 파멸해가는지 지켜보는 것으로 즐거움을 주는 이야기.

그리하여 책 한권은 쪽지 한 장처럼 순식간에 읽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