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의 주인공 오바 요조는 과연 기만자일까?

다자이 오사무에 대해 많은 공부를 했고 조사를 했다.

그중에서도 다자이 오사무 작품들은 생각보다 아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꼈는데,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들을 이미 몇권 소장하고서도 굳이 디 에센셜까지 구매한 것은 단순한 팬심이라던가, 호기심, 혹은 소유욕 때문은 아니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다자이 오사무, 그의 이름은 쓰시마 슈지.

이 남자는 본명과 달리 다자이 오사무라는 예명의 경우 자신의 고향에서도 발음 변동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채택 이유일 것이라 알려지고,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는 바이다.

다자이 오사무, 그리고 그의 작품과 연대기를 본다면 자연스럽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떠오른다.

“저에게 아쿠타가와 상을 주십시오.” 라는 그 한마디가 절절했음을 나는 알고 있다.

(특히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라쇼몽 보다는 톱니바퀴가 더 선명한 것 같다.)

사양, 여학생, 달려라 메로스 등등 여러 종류의 다자이 오사무 문학을 읽었으나 아직까지도 그의 우울에 대한 원인이 무엇인지는 완벽히 밝혀낼 수 없었다.

그리고 디 에센셜을 읽으며 또 느낀 것은… 불쌍한 남자인 동시에 기만자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 물론 이 언급은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 인간실격의 주인공인 오바 요조에게도 동시에 해당된다.

인간실격은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실제 그와 주인공 오바의 이야기를 혼동하는 경우도 종종 보인 것 같다.

민음사 해외문학팀 편집자가 최종적인 꿈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나에게 있어서, 선배 편집자들의 이야기들은 모두 주옥같이 들려온다.

전에 이런 말을 어디에선가 들었던 적이 있다. 편집자 지망생이라면 꼭 서점에 자주 가라, 그리고 책을 보아라. 단, 독자의 시선으로가 아니라 편집자의 시선으로 책을 바라보아라.

이 말이 나는 다자이 오사무 디 에센셜 6월 19일과, 인간실격에서 떠올랐다.

인간실격에서 다자이 오사무는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익살이었습니다.” 라는 말을 꺼내며 평소 일상 생활에서 느끼는 불안함과 우울함을 필사적인 서비스를 통해 감추고 들키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계획은 그의 급우 다케이치로 인해 망가지고 만다. 아아, 인생이 끝날 것 같은 기분을 느꼈으리라.

특히 필사적인 서비스라는 말이 나에겐 정말 깊게 다가왔다. 분명 나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서도, 나의 가치관과 다자이 오사무의 가치관은 오묘하게 닮아있단 생각을 자주 한다.

이 여리고 약한 사람에게 있어서 이 세상은 너무도 처절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까 내가 다자이 오사무와 오바 요조가 기만자라고 언급했는데, 사실 웃자고 하는 말로 지나가자면, “에잇, 감사할 줄을 모르는 사람!!” 이라는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올시다.

그러나 이 사람은 어쩌면 누군가의 절절한 사랑과 보호를 원하지 않았을까. 이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그의 보모 이야기와 관련이 있다. 이 사람은 외로웠을 것이다. 인간실격 뿐만 아니라 그의 다른 작품들도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이 불쌍하고 여린, 그리고 외로운 기만자의 작품들과 그 사람만의 분위기를 사랑할 수 밖에 없다. 나의 인생을 확 바꾸어준 영광의 책 ‘인간실격’으로부터 무수한 벅참을 느꼈던 갓 스무살의 리뷰였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내가 느낀 감정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친다.

 

편집자님들, 디 에센셜 기획을 실행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