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말이야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처음부터 그 단어를 알고 문장으로 만들어낼 줄 아는 게 아니다. 그저 수 차례의 혀를 튕겨 입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악마 같다. 자신보다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괴롭히고 싶어 한다. 그리고 단순해서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표정을 갈취해 먹고 산다. 그런 사람들에게 가장 무서운 건 무표정이다. 아무런 감정을 보이지 않아야만 다른 먹잇감을 찾아 떠난다. 그들은 굶주린 하이에나 같다. 자신의 감정이나 갉아먹지. 남의 감정을 뺏어 먹는 치졸한 야생인간.

사람으로 태어나고 입이 달린 채 태어나면 모두 말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가장 현명하고 윤택한 의사소통 방식이라서 그런걸까. 하지만 우리는 앞서 말했듯 표정이 있고 그 표정 중 자신을 가장 잘 나타내는 눈빛이 있다. 왜 그런 방식들을 외면하고 입으로 나오는 소리만을 원하는 것일까. 이미 누군가가 나에게 질문을 하기 전부터 말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저 입 밖으로 튀어나온 음표가 아닌. 눈으로 쏜 빛을 말이다.

모든 것에 이유를 부여하는 건 나 자신을 옭아매는 일이다. 가끔은 그냥. 그냥. 그냥. 아무런 이유 없이 살아가는 게 가장 큰 미덕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은 5명 중 1명쯤 있을까? 우리는 살아가는 이유를 찾아야 하기 전에 살아야 하는 방식을 알아야한다.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는 가에 따라 나라는 사람이 변화할 수 있으니까. 그런 변화를 마주하다 보면 이유란 걸 생각하기 전에 몸이 반응해 살아가는 거니까. 그리고 그게 바로 그냥. 그냥. 그냥. 사는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