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토미-루스

캐시-토미-루스의 관계성 안에서 루스를 방해꾼이나 악역으로 읽을 만한 지점이 충분히 있다고 보는데, 별로 공감하는 독법은 아니었음. 그러면 캐시-토미가 크리시-로드미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함. 나한테 찐주인공은 루스였음. 사실 나는…. 캐시의 기억을… 반 정도만 신뢰한… ㄷ ㅏ…. 루스 없는 셋의 관계는 너무 뻔하고, 그렇게 읽으면 그 관계성이 전체적으로 애틋한 이성애 연애물+주인공의 성장 서사로 빨려들어 가는 건데, 그러면 굳이 노벨문학상ㄷㄷ을 들고 따라다닐 필요가 있나 시프고요… 뭐 그렇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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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가장 사랑스러운 인물은, 한 줄의 질문만 각각 남긴 폴리와 마지였음. 그들의 질문을 독자가 자기 세계에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너무 많은 게 달라진다고 생각함. 글구 다 떠나서,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 뻘한 질문 던졌다가 친구들한테 욕먹구 엉엉 우는 애들… 넘나 귀엽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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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싫은 인물은… 쫌 애매하다. 메인 빌런(!)으로 다들 어째 루스를 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나한테는 ‘그분’과 마리클로드였음. 솔직히 캐시와의 마지막 대화에서 마리클로드가 보여 준 모습이 최악이라고 생각함. 글구 의외로… 그렇게 구는 인간이 현실 세계에도 많다는 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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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내지 마, 라는 말을 아무리 정교하게 다듬어도 별 소용이 없다. 노래를 부르는 이와 듣는 이는 모두 그것을 오독한다. 그건 그냥 그럴 수밖에 없는 거야, 라고 누군가가 말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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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자신을 그런 이들의 관점에서 처음으로 일별하는 순간의 느낌은 정말이지 등줄기에 찬물이 끼얹어지는 것 같았다. 매일 걸어 지나가며 비쳐 보던 거울에 갑자기 뭔가 다른 것, 혼돈스럽고 기괴한 뭔가가 비쳐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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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뭘 찾는 거니?”(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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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모든 진상을 알았으면 좋았을 걸 하고 생각하는 이유는, 나와 토미가 알고 있는 것을 그녀가 모른 채 죽었다는 사실이 아쉽기 때문이다.”(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