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난 도대체 햄릿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있었던가?

이 책을 읽기 전 생각나는 거라고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이고,

유명한 대사 “to be or not to be”가 전부였던 것 같다.

책을 시작하자마자 조금은 어리숙해보이는 근위대들의 대화가 나오는데

대화의 주제는 유령을 보았다는 이야기이고, 설상가상으로 그 유령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건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그 유령은 햄릿의 아버지, 죽은 왕의 혼령이였다.

유령이 나타난다는 근위대병들의 말을 듣고, 직접 나서는 햄릿.

아버지의 유령을 만났고,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는 유령.

햄릿은 아버지가 어떻게 죽게되었는지 전말을 듣고 복수를 결심한다.

아버지를 독살하고, 본인이 왕위에 오르고, 어머니까지 부인으로 삼은 작은아버지.

그가 바로 복수의 대상이다.

왕의 신복인 재상의 딸을 진짜 사랑하는 것인지, 교묘히 상황상 이용하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때문에 힘들어서 정신이 이상해진 것처럼 행동하는 햄릿.

그는 다른사람들의 견제를 그렇게 미친척하며 안심 시키려했다.

그리고 몰래 준비하는 연극 무대.

배우들을 포섭해서 왕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던 것, 왕과 왕비의 상황등을

연극으로 하게 하고, 그 연극을 다른 사람들은 물론 왕과 왕비도 함께 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그 연극을 보는 왕과 왕비는 당연히 아연실색하고, 난리가 난다.

햄릿이 꾸며낸 이 연극의 제목은 “쥐덫”이다

시종일관 햄릿은 물론 사람들의 대사가 아주 기가찬다.

촌천살인같은 햄릿의 말들,

간사하고 욕심이 이루말할 수 없는 왕의 말들,

왕의 부인이 되었지만 자신의 아들사이에서 고민하는 왕비의 고민스러운 말들

햄릿의 근위대원들의 어리버리하면서도 재밌는 말들

특히나 햄릿의 툭툭 쳐내는 듯한 대사들은 정말 압권이다.

어리숙하게 말하는 것 같으면서도 핵심을 정확히 찌르고,

모르는 척 하면서도 속이지 말라는 느낌을 풍겨서 상대방을 압박하고,

점점 쪼아가는 것들이 통쾌한 느낌마저 든다.

회곡이라 그런지 정말 눈앞에서 연극을 보는 느낌이고,

읽을때도 평문을 쭉 읽기보다는 나도 모르게 대사처럼 읽게되는 분위기다.

선입견때문에 지루하고,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가독성도 좋고, 재밌게 읽었다.

읽을 때 가끔 대사처럼 말하게 되는 재미를 꼭 느껴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