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의 아이러니

민음사 북클럽 가입할 때 세계문학전집을 고르기가 어려워서 작중 등장하는 문구를 골라 추천받는 시스템을 이용해서 고른 책 중 하나. 근데 내가 어떤 문장에 이끌려 선택하게 되었는지가 기억이 안 난다… 세계문학전집은 영 안 맞는 것 같아 손 뗀지 오래였는데, 북클럽 가입하면서 다시 도전해봤다. 문체가 어렵고 딱딱하지만 그래도 읽을만 했다. 내용이 어렵지는 않았고 표현이 어렵다는 느낌. 봉화를 올리냐 마느냐를 두고 대립하던 랠프와 잭이 결국은 대립의 정점을 찍으며 숲에 불을 질러서야 구조의 손길을 만나게 되는게 아이러니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강렬하게 남은 부분은 사이먼의 죽음. 읽다가 충격받았다. 인간이 문명을 버리고 그렇게나 빨리 본능적이고 폭력적인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는게. 물론 아이들이라 더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성인이었더래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