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 대하여>는 60대 여성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나이 든 여성의 심리 묘사가 나에게는 어색하게 느껴졌다. 작가 나이보다 많은 사람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그것도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한 것은 무리수가 아니었나 싶다.

한국문학은 박민규나 김영하처럼 한 시대를 대표하는 얼굴 같은 젊은 작가가 늘 있어왔는데 2010년대 이후로 그런 작가가 사라진 것 같다. 여전히 김영하의 책은 잘 팔리지만 이미 그 분은 중견작가이고, 지금을 살고 있는 청년들을 대변하고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독보적인 젊은 작가는 없는 것 같다. 최진영, 김혜진을 비롯해서 김세희, 김초엽, 정세랑, 박민정, 장류진 등 젊은 여성 작가들이 여성 서사를 열심히 쓰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2020년대는 이 작가다!’ 하는 게 없어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을 많이 느낀다. 여기에는 순문학과 장르문학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문학의 지형도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