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시리즈 세계문학전집 77 | 조지 오웰 | 옮김 정회성
출간일 2003년 6월 16일

원래 8월에 읽어야 할 고전이었는데 너무도 더웠던 날씨 덕에 몸이 곤죽이 되고 말았다. 아프다 약 먹으면 괜찮다 그러다 다시 아프다를 반복하고 결막염에 거기다 8월 끝엔 여름 휴가까지 겹쳐서 도통 책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9월 달로 넘어가 버렸고 이제야 읽게 되어 마무리를 하게 됐다.^^;;;;

소설의 배경은 전체주의 사회인 오세아니아다.

주인공 윈스턴이 사는 맨션 복도에는 컬러 포스터가 붙어 있다. 포스터엔 커다란 얼굴이 그려져 있는데 그 아래에는 ‘빅 브라더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 그리고 윈스턴이 생활하는 곳곳의 벽에는 ‘텔레스크린’이 설치 되어 있고, 당원들을 감지한다. ‘텔레스크린’은 수신과 송신이 동시에 가능한데 숨죽인 속삭임을 넘어서는 모든 소리를 낱낱이 포착한다. 이 금속판의 감지 범위 안에 있는 한 소리는 물론, 행동까지 감지된다. 그 외엔 ‘사상 경찰’, ‘마이크로폰’, ‘헬리콥터’ 등을 이용해 당원들의 사생활을 철저하게 감시한다.

오세아니아 사회의 전반적인 구조를 보면 맨 위에는 ‘빅 브라더’가 있고, 그 아래는 인구의 2퍼 센트도 안 되지만 지배 계층을 형성하는 ‘내부당’, 18-19퍼 센트를 차지하는 식자층으로 구성된 ‘외부당’, 그리고 85퍼 센트의 ‘프롤’이라는 노동자 혹은 최하층 무산계급이다. 당은 ‘빅 브라더’라는 가공인물을 내세워 스스로를 과시한다. 그리고 아무도 ‘빅 브라더’를 직접 본 적이 없다.

당원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사상경찰’의 감시를 받으며 살게 된다. 그가 하는 행동은 무엇이든 관심의 대상이 돼고,

친구나 친척 관계, 아내와 자식에 대한 태도, 혼자 있을 때의 얼굴 표정, 잠잘 때의 잠꼬대, 몸짓의 특징 등… 신경질적인 태도까지 낱낱이 탐지된다.(어휴~숨막히는 정도가 아니라 이게 사람을 살으라고 하는건지 그냥 죽으라는 건지)

‘언제 감시를 받고 있는지 알 수는 없다. 사상경찰이 개개인에 대한 감시를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행하는지는 단지 추측만 할 수 있을 뿐. 아무튼 언제든지 도청을 당하고, 동작 하나하나까지 감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야 했는데, 오랜 세월 그렇게 하다 보니 어느새 그런 생활이 본능적인 습관이 되어 버렸다.’(본문)

당의 미움을 산 사람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버렸고, 다시는 소식을 들을 수도 없다. 당원들의 통제를 위해 끊임없이 역사를 날조한다. 당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증거를 부인하라고 강요한다. 이것이 당의 가장 궁극적이고도 핵심적인 명령이었다. 당원은 원칙적으로 여가를 누릴 수 없는 데다 잠잘 때를 제외하고 절대 혼자 있어서는 안 되었다. 고독한 낌새를 내비치는 행위를 하거나 혼자 산책을 하는 것조차 위험한 것이었다.

존재하지도 않는 반역자 ‘골드스타인’을 내세워 사람들의 증오심을 샀고, 심지어 성욕까지 통제하려 든다. 성욕은 ‘사상죄’에 해당되었다. 윈스턴은 외부당원으로 진리부의 기록국에 소속되어 과거의 역사를 현재에 맞춰 조작하는 일을 맡았는데, 이러한 통제에 반발한 윈스턴은 과거의 흔적을 더듬어 혁명 전의 삶이 어땠는지를 기억하려고 일기를 쓰는 것으로 저항을 시작한다. 일기 쓰는 것이 불법은 아니나 발각될 경우 사형 아니면 강제노동 이십오 년 형의 선고를 받는다. 당의 감시망을 피해 저항하던 윈스턴은 ‘형제단’에 가입하고 당의 전복을 바라지만 돌연 함정에 빠지고 만다.

이런 사상을 내세워 통제하는 독재정치야 말로 소름이 돋고 무서울 뿐이다. 이런 곳에서 살아 남기란 있을 수 있을까…

숨이 막힐 정도가 아닌 숨쉬는 것조차 겁이 날정도의 감시를 받는 세상. 정말 이런 세상이 존재 한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살아갈까…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라고 감시가 없는 건 아니다. 길거리를 걸어가도 식당을 가도 카페를 가도 곳곳이 나를 감시하는 것들이 있다. 또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접하는 소식이나 소통이 모두가 정확하고 진실이다라고만 말할 수 없다. 거짓된 정보에 속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비록 그것으로 우리를 통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에서든 나의 모습이 찍히고 거짓된 정보를 믿고 어쩌면 이런 것도 하나의 지배가 아닐까… 어쨌거나 갈수록 과학의 힘(지배)은 우리의 삶속으로 암세포가 퍼지듯 깊이 더 깊이 파고들고 있는 건 사실이다.

독재정치가 얼마나 무섭고 소름 돋는지 우리는 잘 안다.

책에는 독재를 위해 얼마나 사람들을 속박하고 처참하게 만드는지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묘사 또한 세세해서

충격적이다 못해 소름이 돋는다. ‘신어’라는 말까지 만들어 허울좋게 포장해버린다. 심지어 자식이 부모를 감시해 고발하는 지경이라니… 전체주의라는 거대한 지배 속에서 한 개인이 억압적인 독재정치에 저항하다 어떻게 파멸해 가는지를 아주 소름끼치 게 보여줘서 무서웠다. 독자들이 왜 이 책을 읽고 꼭 읽어야 할 소설, 소름 돋는 소설, 천재 조지 오웰 이라는지 이제야 알겠다.

[1984]가 처음 출간된 1949년 당시, 비평가들은 이 작품을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과 함께 미래에 대해 예언한 소설이라고 평했다한다. 역시 조지 오웰은 무서운 작가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