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일 2011년 3월 18일

부조리란 무엇일까? 거대한 사회와 체제 속에서 개인이 무력해지는 것, 모순과 불합리를 느끼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상황.

한국어로 가장 옮기기 어려운 외래어 중 하나인 것 같다.

이방인은 까뮈의 문학 중 부조리에 대한 대표적인 소설이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유명한 첫 문장이다.

엄마가 죽었음에도 주인공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인다. 대성통곡하며 울지도 않고, 심지어 엄마가 몇 살인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자친구와 수영을 하고, 섹스를 하고, 심지어 희극배우가 나오는 연극을 보러간다.

그는 친구의 치정사에 얽혀 충동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데, 살인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그는 삶 전체에 대해 심판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엄마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지 않은 죄. 세상이 기대하는 답변을 하지 않은 죄까지 겹쳐져서, 그는 사형을 언도받는다.

재판 과정에서 그는 소외되고, 검사와 판사, 그리고 혼자 잘난 변호사가 제3자가 되어버린 그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200페이지도 되지 않는 짧은 소설이지만, 여운이 길었다.

개인의 감정에 대해, 사회가 기대하지 않는 방향이라고 훈계하고 가르치려 드는 일들이 많다.

또한 내 삶을, 내가 아닌 국가, 사회, 경제체제가 결정지어 버리거나 나를 둘러싼 그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지는 상황이 있다.

내 삶이 타인의 집에 얹혀지내는 더부살이 인생 같다면, 이방인을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