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태엽 오렌지

매달 고전 한 권씩 읽기 이번 달은 앤서니 버지스의 <시계태엽 오렌지>입니다. 알고 보니 영화로도 꽤 유명했었더라는 얘기가 많았네요. 그래서 성공적(?)으로 선택을 잘 했구나 싶었습니다.^^

책은 알렉스라는 비행 청소년이 그의 패거리 일당들과 벌이는 아주 극악무도한 범죄적(?)비행을 이야기하는 내용인데 그들의 언어와 행동은 과히 지금의 일어나는 범죄들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정도로 흡사한 일들입니다. 그냥 아무 이유없이 폭력을 가하는건 기본 이고 절도, 마약, 강도, 강간 등 아주 온갖 악행이란 악행은 가리지 않고 죄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결국 살인까지 저지르고 알렉스는 그의 패거리들의 배신으로 교도소에 가게 되지요.

정말 책을 읽으면서도 알렉스 일당들의 비행에 혀를 내두르는 건 기본이고 어쩜 행동이나 언행이 지금의 비행 십대들과 이리도 흡사할까(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네요.;;;)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더군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습디다. 비행도 이런 비행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러니 그의 일당들이 곱게 보일리 없고 당해도 싸다는 생각은 당연스럽게 들었고…

알렉스는 십대이지만 워낙에 저지른 죄질이 심각하여 청소년 보호 시설이 아닌 일반 교도소에 수감 됩니다. 그리고 루도비코 요법이란 치료(?)를 2주간을 받습니다. 일명 실험 대상이 되는거죠. 지속적으로 약물을 투여하고 잔혹한 영화를 반복적으로 보여줌으로서 폭력적인 행동을 보거나 생각만해도 고통을 느끼며 강제적으로 폭력을 저지하게 만드는 그런 요법인거죠. 알렉스는 교도소에서 벗어나기 위해 루도비코 요법의 실험 대상에 자원한 것이지만 이런 거였다면 알렉스는 자원을 했을까 싶어요.

그렇게 사회에 다시 나 온 알렉스는 자유는 얻었지만 여전히 고통을 받고 생활 합니다. 알렉스에게 고통 받았던 사람들이 알렉스를 보고 가만있지 않겠지요. 쫓기고 얻어 터지고… 해도 알렉스는 반항을 하지 못합니다. 그 모습이 전에 자기가 행했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오히려 구토와 고통을 느끼며 괴로워합니다. 대체 그 루도비코 요법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 세뇌이길래 알렉스가 이토록 고통에 시달리는 걸까요.

처음엔 알렉스 일당들의 악행과 그 당시에도 십대들이 썼던 은어나 저속한 언어 등이 눈살을 찌푸리게도 했을 뿐더러 정말 욕도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는 짓들이 정말 뇌가 대체 어떻게 생겨 쳐먹었을까?싶을 정도로…ㅋㅋㅋ
그런데 그 세뇌 요법으로 사회에 나와도 적응도 못 하고 심지어 부모에게 마져 버림 받은거나 다름없는 대접을 받고 고통스러워 하는 알렉스가 조금은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교도소에서 갱생을 위해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닌 국가의 지원(?)하에 인간을 대상으로 (물론 죽여 마땅한 인간을 상대로 하는 것이지만서도)이런 실험을 한다는 건 어찌보면 국가가 권력을 내세워 개인의 의지를 박탈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랍니다. 정부가 루도비코 요법을 권장하는 이유가 짧은 시간에 세뇌를 시켜 범죄자를 개조한 후 교도소에서 방출하고, 남는 공간에는 사상범들을 수용하려고 하기 때문이라는데, 이건 엄연히 국가권력이 그들에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통제하려는 게 아닌가 합니다. 과연 이런 행위가 정당한치료법인가 싶고, 그 치료법이 효과가 있을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넌 내 생각에도, 죄를 저질렀어. 그렇지만 그에 대한 처벌이 너무 심했어. 저들은 너를 인간이 아닌 다른 어떤 것으로 만들었어.
네겐 선택할 권리가 더 이상 없는 거지. 넌 사회에서 용납되는 행동만 하게 되었어. 착한 일만 할 수 있는 작은 기계지. 이제 똑똑히 알겠구나. 조건반사 기법이라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음악이나 성적이 행동, 문학과 예술, 이 모든 것들이 지금은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을 주는 근원인 게 분명해.”
“저들은 항상 도가 지나치게 일을 벌이지. 그러나 본질적인 동기는 죄 그 자체야. 선택할 수 없는 인간은 인간이 아닌 거야.” -138p

폭력을 행사하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과연 자유의지라고 할 수 있을까요?(하긴 누가 시켜서가 아닌 내 자유로 한 행위이긴 하지만). 그렇다면 그 자유의지를 국가가 앗아가려는 것 또한 정당한 걸까요?? 죄를 지었으면 그에 합당한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요. 하지만 개인의 자유의지와는 상관없이 강제적으로 범죄자를 개조하는 것도 정당한 걸까요??. 내 자유의지가 아닌 강요로 주입된 선은 과연 사회에서도 효능이 있을까요? 아니, 내 자유의지로 악을 깨닫고 선으로 바꾼 것과 자유의지가 아닌 강요로 주입된 선은 과연 같은 선일까요??
저는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 것이 정답인지 아니면 정답이 없는건지…

과연 알렉스는 사회에 잘 스며들어 살 수 있을까요?
아니면 계속 괴롭고 고통스러워하며 살아갈까요?

머랄까요~이 책은 읽고 나면 불편한 느낌이 많이 든다는 독자들이 많은데요~
아마 비행 청소년의 온갖 추악한 짓과 저속한 언어들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그래도 이 책을 읽기 잘했단 생각이 드는 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