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한아뿐>을 읽은 이후에 찾아 읽은 정세랑 작가의 장편 소설. 보건교사 안은영… 제목 때문인지 이 책을 볼 때마다 이게 뭐야, 하고 넘어가곤 했는데 정세랑 작가의 책이었다니. 그렇게 이 책을 만났다.

학교에서 일어날 법… 하지 않은 이야기들.  인표와 은영을 어느 순간부터 열렬히 응원하게 되는 소설.

“그만두지 말아요. 다른 데 가지 말아요.”

“안 그래도 몇 년 더 있으려고요. 이 학교는 잠잠하다 싶으면 더 위험한 게 꼬여서.”

“그런 의미가 아니라 나랑 있어요.”

“엄청 차근차근 추근거리네.”

“좋아해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꽃무늬만 입는다 해도.”

꽃무늬를 싫어하던 인표가 이 대사를 뱉었을 때, 나도 모르게 입을 틀어막았다. 이런 SF(?) 소설에서 이런 달달함이라니, 그저 좋았다. 인표가 꽃무늬 지옥으로 걸어가는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웃음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