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한가운데 자신을 내던지는 용기.

삶의 한가운데-루이제 린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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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매력적인 니나 부슈만과 그녀의 삶을 사랑한 남자의 편지.
이 책은 전개 방식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이야기는 니나와 그의 언니의 만남으로 시작한다. 이 때, 니나를 18년이나 사랑한 슈타인의 편지꾸러미가 도착하게 되고, 언니가 이 편지를 읽으며 니나의 삶을 그의 편지를 통해 알아간다. 이를 통해서 그녀와 슈타인의 멋진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서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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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니나라는 인물이 너무나 매력적이게 느껴졌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다채로우며, 어딘가 불안정하고 격동적인 삶의 한가운데에 자신을 계속 내던지며 강인해지는 생명력 넘치는 인물이 니나였다. 슈타인은 그런 니나와 니나의 삶을 사랑했다. 둘은 서로 사랑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소설의 끝까지 그 둘은 이루어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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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인은 니나를 가지고 싶어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항상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는 니나를 소유하려는 사랑은 아니었다. 그녀의 삶 자체를 끌어안고 싶어했고 그녀의 삶을 바라보고 싶어했던 것 같다. 니나는 나치즘과 싸우며 투옥되기도 하고,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고 자살을 기도하는 등 불안한 삶을 살았지만 슈타인은 그녀를 믿고 그런 절망 속에서도 빛을 찾아내고 다시 삶을 살아가는 그녀를 보고 싶어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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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에게는 없고 그녀에게만 있는 그녀의 순수하고 강한 특성들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다름 아닌 그녀의 용기와 생에 대한 집요한 호기심, 단호함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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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는 스스로 삶 속으로 가는 길을 찾아내야 한다. 그녀는 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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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자살 기도 후 그의 편지에서 이런 니나의 삶에 대한 기대가 느껴지는 것 같다. 슈타인은 그녀의 인생을 통해 자신의 삶의 의지를 찾아내었다. 결국 마지막에는 자살로 삶을 마감하지만, 그는 그녀의 인생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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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의 대사에는 너무나 주옥같은 대목이 많다. 삶이 주는 모든 것들을 심지어 고통까지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그녀가 아름답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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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7. 만약 어떤 사람이 인생의 의미에 대해 묻는다면 그는 그 의미를 결코 알게 되지 못할 거예요. 그것을 묻지 않는 자만이 해답을 알아요.
p69. 의욕이 없어지면 늙기 시작하는 거야.
p127. 나는 자유롭게 있어야 한다는 것 외에는 분명히 알고 있는 것이 없습니다. 나는 내 속에 수백 개의 가능성이 있는 것을 느껴요. 모든 것은 나에게 아직 미정이고 시작에 불과합니다.
p156. 나는 이걸 할 수 있어야만 해 …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언제든 따뜻한 침대에서 나와 차가운 바닥에 무릎을 꿇는 것, 가시나무를 손으로 잡는 것, 사나운 개한테 가는 것, 매질을 견디고 소금을 먹는 일 등 뭐든지 할 수 있어야 해.
p190. 추악한 것을 보려고 하지 않는 것은 중요한 것을 보지 않으려 하는 것과 같다.

멋진 니나. 니나신드롬에 탑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