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지금 그들은 죽고 없다. 어머니도, 오빠들도. 추억을 더듬어 보기에도 너무 늦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그들을 사랑하지 않는다. 예전에 그들을 사랑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그들에게서 떠나 버렸다. 이제 내 기억 속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그들의 살 냄새도, 그들의 눈빛도, 목소리도. 다만 이따금씩, 저녁이면 피로에 지친 부드러운 목소리가 문득 떠오를 뿐이다. 웃음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웃음소리도, 고함 지르는 소리도. 다 끝났다. 더 이상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나는 어머니에 대해 이렇게 힘들이지 않고 쓸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길게, 이렇게 장황하게. 그녀는 술술 풀리는 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