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굴이 파괴되고 난 뒤에 또다시 프레판차에 밀어닥친 새로운 재난은 끝내 로빈슨을 그의 옛 근본과 연결해주고 있던 최후의 매듭을 완전히 끊어놓고 말았다. 이제 그는 방드르디와 단둘이서만 고독하고 자유롭고 공포에 질린 채 표류하고 있었다. 나무가 어둠 속에서 쓰러지는 순간 그를 구하기 위하여 그의 손을 잡아주었던 저 검은 손을 이제는 놓을 수가 없었다.